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드디어 칼을 뽑았다

제5보(84~100)


흑이 85로 살길을 찾아 고개를 내밀 때 86으로 재차 공격하는 수순이 멋지다. 백84와 백86은 너무도 기분 좋은 콤비 공격이다. 우상귀의 흑이 몹시 궁색하게 되었다. 그곳을 방치한 채 87로 아래쪽 백대마를 선제공격하는 구리. “하여튼 배짱 하나는 알아줘야 해요.” 해설실의 목진석이 웃으며 하는 말이다. 최철한도 백88로 몸조심을 했다. 구리가 다시 91로 추궁하자 최철한은 또 92로 보강하고 본다. 구리의 펀치력을 잘 아는 터이므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이다. 흑93으로 우상귀 방면의 수습에 나서는 구리. 95로 건너 붙인 수가 미리 읽어둔 수습의 맥점이었다. 흑95는 참고도1의 백1을 기다려 흑2,4로 자연스럽게 활용하자는 것인데…. 5분쯤 뜸을 들이던 최철한이 드디어 스르렁 칼을 뽑았다. 백96이 그것이었다. 지금까지 참고 또 참던 최철한이 드디어 뽑아든 칼.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올라서면 백2 이하 6으로 몰아붙일 예정이다. 그것은 승산이 없다고 보고 구리는 흑97, 99로 힘을 비축하고 본다. “부분적으로는 흑이 손해인 수순입니다. 상변의 백이 저절로 기분좋게 보강이 되고 있어요.” 해설실의 목진석은 때이르게 백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해설실에 오늘따라 뒤늦게 어슬렁어슬렁 들어선 서봉수 9단. 주욱 훑어보더니 말한다. “철한이가 오래간만에 한번 혼을 내주나? 구리가 덤을 못 낼 것 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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