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건 반갑지만 휴가가 많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어 섭섭한 면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행정기관의 주40시간 근무제가 전면 실시된 지 2개월여가 지난 요즘 서울시청 공무원들은 주5일제의 단맛과 쓴맛을 함께 맛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정된 휴가제도 변경안을 받아 본 직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최근 휴가제도 변경을 담은 시지방공무원복무조례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경조사별 휴가일수가 이전보다 대폭 줄었다.
지금까지는 자녀나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가 결혼할 경우 각각 하루씩 휴가를 갈 수 있었으나 이번 조례 개정으로 없어지게 됐다. 본인 결혼 때만 이전처럼 7일 휴가가 보장된다. 부모나 장인ㆍ장모상의 경우도 7일에서 5일로 짧아졌고, 회갑 휴가는 아예 없어졌다.
무엇보다 시 공무원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포상이나 장기 근속에 따른 휴가가 폐지된 것. 정부 훈ㆍ포장(6일) 및 시장 포장(3일) 수상자에게 주어지던 포상 휴가가 사라지는 것을 비롯해 ▦장기재직 휴가(20년이상 근속자, 10일) ▦퇴직준비휴가(퇴직 3개월전부터 가능)가 모두 없어지게 됐다. 이 같은 조례안은 시의회 상정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자체의 경우 국가공무원 규율처럼 휴가제 변경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으나 주5일제 시행으로 휴가일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서울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휴가를 줄이는 추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휴가 일수를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국민들에게 일하는 공무원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공무원직장협의회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나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