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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희(28·한화·사진)가 달라졌다.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침체의 길을 걸었던 그가 올 들어 매서운 플레이를 펼치며 재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RTJ골프장(파72·6,52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에어버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7위로 한국 국적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은희는 지난해까지 짧은 드라이버 샷 거리 때문에 애를 먹었다. 2013년 드라이버 샷 정확도는 6위에 올랐지만 평균 거리는 238.4야드로 126위에 불과했다. 코스가 길어지는 추세 속에 단 한 차례 톱10 입상에 그쳤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에는 11개 대회에 출전해 두 번째 톱10을 포함해 5차례 20위 안에 들었다.
무엇보다 평균 거리가 249.3야드로 약 12야드(약 11m)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20대 후반의 여자 프로골퍼에게 11m 거리 증가는 적지 않은 변화다. 비결 중 하나는 샤프트 교체. 지은희는 지난해 12월 국산 브랜드인 '오토파워' 샤프트로 바꾼 뒤 거리가 부쩍 늘었다. 평균 12야드지만 최대 20야드 이상 늘었고 "치는 대로 볼이 날아가고 타구감이 아주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오토파워 측의 전언이다.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럽도 오토파워 샤프트로 바꿨다. 국내 기술로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오토파워 샤프트는 한국 무대의 김대현(26·캘러웨이)과 김자영(23·LG) 등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회 우승은 최종일에만 7타를 줄인 제시카 코르다(미국)가 차지했다. 최종합계 20언더파를 적어낸 코르다는 캐리 웹(호주)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노르웨이)에 이어 시즌 2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컷오프된 가운데 단독 3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공동 10위(15언더파)로 마쳐 계획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