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르마니 정장 대신 중저가 브랜드 도커를 즐겨입는 억만장자. BMW에 별 취미 없는 백만장자. 이들은 안티 패리스 힐튼… 부와 명예를 휘어쥔 세계 부호들 중 ‘평범’을 추구하는 부류를 지칭하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바로 ‘욘(YAWN)’족. 젊고(young) 부자(wealthy)지만 평범(normal)하게 살기를 선호한다는 데서 나온 준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0년대 여피족(도시생활 기반 전문직 종사), 90년대 보보스족(수입은 많지만 자유로운 인생 추구)에 이어 2000년대 들어서는 이러한 욘족이 고소득층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30~40대 후반의 자수성가한 남녀 부호로, 요트와 전용제트기에 수백만달러를 쓰는 대신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자선사업에 투자한다. 이들은 신분상승을 꿈꾸며 부자가 된 후 자신이 번 돈을 흥청망청 쓰는 기존 부호의 이미지를 거부한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세계 2위 부자답지 않은 ‘우중충한’ 옷차림과 그의 오랜 자선사업으로 욘족의 표본으로 뽑혔다. 이어 최근 야후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제리 양과 이베이의 피에르 오미드야르 공동설립자도 욘족으로 지목됐다. 또 억만장자 목장주인 브래드 켈리는 포드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며, 요트는 타본 적도 없어 욘족에 포함됐다. 반면 ‘투자의 귀재’ 워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고령인 탓에 후보에서 제외됐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공동창업자는 “개인 점보제트기와 하와이 원정 카이트서핑 휴가만 아니었어도 욘족이 됐을 것”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한편 신문은 “영국 부자들의 문화가 역사적으로 정교하고 조용한 데 비해 미국 부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뽐내기를 좋아하는 과시형”이라며 “미국 부자들은 욘족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