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끝까지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필 미켈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유럽투어 상금왕인 웨스트우드는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이틀째 단독 선두를 지켜냈다. 유럽에서 통산 20승을 거둔 세계랭킹 4위 웨스트우드는 지난 1998년 딱 한 차례(프리포트-맥더모트 클래식)에 불과한 PGA투어 승수를 늘릴 기회를 잡았다.
미켈슨은 5타 차 공동 11위(9언더파), 우즈는 다시 5타 뒤진 공동 45위(4언더파)에 자리했다.
웨스트우드는 한달 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최종일 미켈슨에 1타 앞선 선두로 출발했다가 역전패했던 아픔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게 되는 미켈슨도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 미켈슨이 우승하고 자신이 5위 밖으로 밀리면 1위를 빼앗기는 우즈는 둘의 승부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날 웨스트우드는 마지막 18번홀(파4)의 값진 파 세이브로 선두를 유지했다. 드라이버 샷을 오른쪽 러프 지역으로 보낸 그는 6번 아이언 샷을 절묘하게 나무 사이로 날려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마감했다.
2라운드까지 나란히 중간합계 3언더파를 기록했던 미켈슨과 우즈의 플레이는 대조를 보였다. 미켈슨은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우즈는 퍼트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버디 5, 보기 4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우즈는 이번 대회 3라운드 동안 3m 이상 퍼팅을 홀에 떨군 것이 고작 한 번뿐이었다.
한편 최경주(40)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24위(7언더파)로 전날보다 10계단 떨어졌다. 1타를 잃은 양용은(38)은 공동 43위(5언더파)가 됐다. 로버트 앨런비(호주)가 1타 차 2위(13언더파)에 올랐고 루카스 글로버, 벤 크레인, 프란세스코 몰리나리 등이 공동 3위(12언더파) 그룹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