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격적 금리인상 불황 부른다"뉴욕타임스, 월가 분석가들 우려목소리 보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가 급격히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가금리 인상은 불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월가를 중심으로 경기과열과 인플레를 막기 위한 FRB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미 경제가 급격한 침체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FRB가 지난 16일 단기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뒤 경기급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루프킨 앤드 젠레트 사의 투자담당 최고경영자인 토머스 갤빈은 『FRB가 또 다시 금리를 급격히 올릴 경우 소비와 투자가 급감하면서 FRB의 의도와 달리 과열경기 진정차원을 넘어 불황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면서 『내구재 주문이 9년여만에 최대치로 떨어진 것이 이같은 위험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온 FRB가 지난 16일 금리인상폭을 0.5%포인트로 결정한 것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JP 모건의 주식전략가 더글러스 클리고트는 『뉴욕증시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파국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수있다』며 추가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골드만삭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맥켈비는 FRB의 정책기조가 변화하고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FRB가 정책기조를 인플레 예방과 인플레 억제 가운데 어디로 잡고 있느냐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FRB가 인플레를 우려할 뿐 현실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다면 점진적인 금리인상정책을 구사하겠지만 이미 인플레 조짐이 뚜렷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맥켈비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과정을 살펴볼 때 후자일 경우에는 반드시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FRB의 정책기조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0인 가운데 인플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주에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4월 내구재 주문과 개인소비지출이 경기과열이 완화되고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달 2일로 예정된 5월 실업률과 임금 통계가 향후 FRB의 정책방향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5/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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