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곳곳 회복신호... 투자 증가세

미국경제 회복의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불안감을 상당 부분 소화하고 내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지난 통계를 기초로 하는 거시지표들은 10월 이후 불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미래를 예측케 하는 신호들은 경제회복에 밝은 전망을 비추고 있다. 미국경제 회복의 신호는 공급과잉ㆍ설비과잉으로 인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며 생존게임을 펼쳤던 분야에서 가격을 인상하려는 데서 우선 찾을 수 있다.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로 월가의 예측치를 넘어섬으로써 그동안 미국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일부 주장이 과장된 것임이 확인되고 있다. 화물배달 업체인 페덱스는 탁송화물이 증가하면서 내년 1월부터 수송료를 3.5%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 탁송업계에서는 페덱스ㆍUPSㆍ에어본 등이 지난 2년 동안 물량축소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였으나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물량증가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페덱스가 수송료를 인상하면 다른 경쟁업체들도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US스틸 등 미국 철강회사들은 7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용 강판가격을 5~10% 인상하겠다고 제너럴모터스(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자동차회사에 통보했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경기둔화와 외국산 철강재의 범람으로 부도가 속출하는 등 최악의 불경기에 시달렸으나 철강수요가 살아나면서 최대 시장인 자동차용 강판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미국 자동차업계가 무이자 할부판매, 가격할인 등을 단행하면서 판매를 촉진시켰으나 오는 2003년도 신차부터 자동차가격을 인상하면서 그동안의 할인혜택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국제 구리가격은 최근 한달 사이 9% 상승했다. 상품시장의 투기자들이 경기회복시 구리가격이 가장 먼저 상승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대량매입으로 돌아선 것이다.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였던 컴퓨터업계의 수익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미국 최대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의 지난 회계분기(8~10월) 수익은 3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 9,700만달러에 비해 4배나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지금 분기의 수익이 전 분기에 비해 두배 증가하고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낙관적 전망을 내렸다. 지난 2년 동안 미국경제의 저성장의 주원인이던 기업투자가 3ㆍ4분기에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경기회복의 신호가 되고 있다. 경제연구단체인 G7그룹은 기업투자 선행지수가 3ㆍ4분기에 마이너스37에서 4ㆍ4분기에는 마이너스25로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마이너스33 이하일 경우 투자위축을, 그 이상은 투자확대를 의미하는데 이번 분기에는 기업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이클 모스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는 20일 연설에서 "미국경제는 내년에 성장 원동력을 회복해 성장률이 3~3.5%에 달하는 완전한 회복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 싱크탱크인 블루칩 연구소는 미국경제 성장이 올 3ㆍ4분기에 3.1%에 달한 후 4ㆍ4분기에는 1.6%로 둔화되지만 내년에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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