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뮤지컬 리뷰] 한국버전의 '캣츠'

토종 고양이가 펼치는 신선하고 완벽한 춤과 노래


능숙하고 영악한 서양고양이 대신 무대에 선 토종 고양이들은 신선하고 앙증맞았다. 최근 서울 샤롯데극장에서 개막한 한국어 버전의 ‘캣츠’는 성공적이었다. 배우들의 춤과 노래는 안정적이었고, 한국어로 옮긴 가사는 겉돌지 않았다. 특히 신인급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바람둥이 고양이 ‘럼 텀 커거’ 역의 김진우는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올초 뮤지컬 ‘그리스’에서 주인공 대니 역을 맡았던 그는 이제 주연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이었다.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와 무대를 휘어잡는 노래 실력에 객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국립발레단 전직 발레리노들도 눈길을 끌었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정주영(맥캐버티)과 유회웅(미스터 미스토팰리스)의 몸짓은 오리지널 배우들을 능가했다. 특히 마술사 고양이 역을 맡은 유회웅은 발레의 턴 동작을 가미해 원작보다 예술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그 밖에 ‘메모리’를 열창하는 ‘그리자벨라’ 역의 신영숙을 비롯해 ‘극장 고양이 거스’ 역의 강연종 등 다른 고양이도 제 역할에 충실했다. 국내 관객의 이해를 높이도록 가공된 우리말 가사도 무리가 없었다. 영국 문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대사들은 한국적으로 바뀌었다. 가령 철도고양이 스킴블샹크스의 대사 ‘모닝티를 진하게 타드릴까요, 연하게 타드릴까요(Do you like your morning tea weak or strong)’는 ‘모닝커피 드실래요’로 갈음했다. 뮤지컬 ‘캣츠’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T. 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에 나오는 14편의 시를 바탕으로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곡을 붙인 명작. 국내에서도 1980~90년대 영화배우 황정민 등 우리 배우들로 수차례 공연된 바 있었으나 원저작자 RUG의 허가와 지도 없이 비슷하게 흉내만 낸 탓에 공연이 조악했었다.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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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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