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가 ‘주택 트러스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택 트러스트란 기부나 모금 등의 활동을 통해 취득한 자산을 신탁 형태로 관리하면서 수익을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서비스에 사용하는 법인을 말한다.
14일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은 ‘서민 주거복지를 위한 주택 트러스트의 조성과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개인과 법인 기부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5년 기준 0.88%로 일본(2006년 0.16%)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개인의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지정기부금 소득공제가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앞으로도 기부금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기업의 기부금 등으로 설립된 주택 트러스트가 저소득층을 위해 주택공급은 물론 모기지 대출보증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공은 주택 트러스트를 도입하면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대주택 공급, 시장기능을 활용한 서민주택 공급 외에도 제3의 방법으로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신영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트러스트가 임대주택을 개발할 경우 공공택지를 공공기관과 같은 조건으로 공급 받을 수 있게 하고, 일정 부분 재정 지원을 병행한다면 서민 주택 공급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