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말썽 꼬리무는 美회계법인 이번엔 ‘절세 컨설팅’ 도마에

기업에 대한 부실 회계감사로 그 동안 곤욕을 치렀던 미 회계법인들이 이번에는 부적절한 절세 컨설팅으로 미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0일 미 회계법인들이 부적절한 절세 컬설팅을 해 온 혐의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또 이들의 절세 전략에 의존하다 벌금을 물게 된 미국인들 역시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저널에 따르면 회계법인들은 지난 10여년간 각종 절세 내지 감세 방식을 개발해 고객을 끌어왔다. 그러나 문제는 매력적인 이 시장 확대를 위해 법적인 하자가 있는 방법도 거침없이 사용해온 것. 대표적인 예가 역외 금융시장에 가명 또는 무기명 계좌를 개설해 주고 부유층 소득의 일정 부문을 숨겨주는 방법이다. 미 국세청은 이 같은 일이 매년 8만2,000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조사를 통해 밝혀진 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법원에 고발한 상황이다. 저널은 이 방법 이외에도 언스트 앤드 영ㆍKPMGㆍ딜로이트ㆍ아서 앤더슨 등 미 대형 회계법인들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다양한 절세 상품을 팔아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이 컨설팅 과정에서 고객에게 복잡한 절세 방식을 제시하면서 모든 게 `합법적`이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선전해왔다는 점.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세금 구조를 이용해 고객을 기만해 온 것. 이들의 명성과 말을 믿고 따랐던 고객 가운데 일부는 최근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세금 탈세자라는 사회적 불명예를 뒤집어 썼다. 저널은 이 같은 일을 당한 일반인들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으며,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어질 경우 소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90년대 경제 호황과 주가 상승으로 부자가 늘고 새로운 수익 개발에 몰두하던 회계법인이 이들을 공략하면서 탈법적 절세 방법까지도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계법인은 세금 컨설팅을 하는 직원에 대한 성과급제를 도입,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도록 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인해 미 5대 회계법인의 세금 컨설팅을 통한 매출은 지난 90년 20억 달러 규모에서 2001년에는 70억 달러 가량으로 세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회계감사를 통한 매출이 두 배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기형적으로 빠른 성장세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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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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