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협력적 노사관계 가능성 보인 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전환배치와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임금인상 등에 합의하고 11일만에 파업을 끝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민주노총의 산하 최대 노조인 현대차의 이번 합의는 다른 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파업이 예년 보다 짧은 기간에 끝난 것은 경제가 어려운데다 매년 벌어지는 파업을 보는 내외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협상타결의 내용면에서도 노조측은 한자릿수 임금 인상을 얻은 대신에 전환배치를 양보함으로써 상생의 협력정신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측은 전환배치가 가능해짐에 따라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전환배치를 양보한 대신 주간 2교대제를 쟁취,근무여건을 개선하게 됐지만 실근무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생산성 보전문제가 이슈가 될 것 같다. 임금은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회사의 부담은 커지게 마련이다. 앞으로 주간 2교대제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 할 수 있다. 현대차 파업이 비교적 원만하게 타결된 것은 국내 노사관계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을 찾은 조직 관리분야의 권위인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적대적 노사관계 청산을 들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연례행사처럼 단행하는 현대차의 파업은 회사는 물론 국가 이미지까지 손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이제는 매년 습관성 파업을 벌이고 합의했다고 성과급을 주는 묘한 노사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파업이 없는 도요타(豊田)차의 약진과 노조에게 휘둘림을 당한 GM의 몰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 현대차의 생산성은 도요타차의 70%선 임에도 구매력 등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도요타차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마저 적대관계로 치달리면 회사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대화 보다 파업을 앞세우는 노동문화는 노사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파업으로 회사와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가 1조원이 넘고 국가 이미지 손상이 크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번 상생의 합의정신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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