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칙고수 현실 외면 우려"

관가 표정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 라인에 또 다시 학자 출신이 대거 등용된 데 대해 과천 관가는 썩 달가워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신임 인물들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보다 지나치게 원칙과 개혁을 지향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섞여 있다. 일부에서는 ‘교수 출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노골적으로 나오는 상황. 재경부 등 과천 관가에서는 아파트 분양원가 문제 등에서 드러나듯,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시각이 ‘시장 친화적이고 실용적인’모습으로 돌아서고 정책의 무게추도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쪽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대해 기대감을 품어왔다. 하지만 막상 김병준 신임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라인의 새로운 시각이 드러나자 외견상 기대를 표시하면서도 우려하는 시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재경부는 그 동안 전임 박봉흠 실장의 역할로부터 상당부분 도움을 받아왔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박 실장은 성장과 개혁이라는 두 카테고리를 놓고 청와대와 재경부 사이를 절묘하게 컨트롤했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의 성장론과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의 개혁ㆍ분배론 사이의 ‘가교론’을 떠올린 것이다. 김 신임실장에 대한 과천 관가의 우려는 바로 박 전 실장이 수행했던 중재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에서 출발한다. 김 신임실장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성향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정부 혁신ㆍ지방분권 위원장 시절 드러난 색깔을 볼 때 현실보다는 원칙우선의 성향이 더욱 짙어보였다”고 지적했다. ‘좌(左)회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듯한 분위기다. 신임 정부혁신ㆍ지방분권위원장과 동북아시대위원장에 기용된 윤성식 고려대 행정학교수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에 대해서도 확답은 피하고 있다. 한 국장급 간부는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원가 문제 등에서 드러나듯이 어느 때보다 청와대와 여당, 정부 부처간의 이견 통일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충돌과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예전과 달라진 견해를 표시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경제 부분에서 노 대통령의 색깔이‘실용주의’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청와대 라인들도 그 부분을 많이 반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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