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당근책 필요한 제약산업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고지혈증 치료제중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화이자제약의 '리피토'다.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이 출시되면서 지금은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한때 연간 13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다.

13조원의 매출은 자동차 100만대를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라고 한다. 글로벌제약기업인 화이자의 연간매출액이 70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10% 이상을 한 제품이 올린 셈이다.

리피토 같은 이른바 혁신적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매년 1,000억원씩 통상 10년간 1조원의 연구개발(R&D)비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통상 매출의 1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고 볼 때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1조원대 매출의 제약사가 빨리 나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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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국내 1위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올 한 해 연구개발비로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삼성전자의 하루 매출액이 5,500억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제약산업의 규모는 극히 미비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제약산업은 인구노령화와 새로운 질병 발생 등으로 인해 어느 산업보다 성장성이 크고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분야로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키울 만한 가치가 있다. 리피토와 같은 혁신적 신약 1개만 개발에 성공해도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며 단숨에 글로벌제약사로 우뚝 설 수 있다.

수만개의 후보물질에서 단 1개의 신약후보물질을 찾기 위해 수년간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어야 하는 등 리스크가 큰 산업이여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동아제약이 1,000억원 연구개발비 투자를 선언함으로써 글로벌제약사 탄생의 기초토대는 다져졌다. 그간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근절 등을 내세우며 제약업계에 매서운 채찍을 가해온 정부가 이제는 혁신적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에 초점을 맞춘 당근책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곧 출범하는 새 정부가 제약업계 육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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