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감사 불신 키우는 감사원


"감사원의 최근 행보에 대한 의도가 궁금하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기자와 만나 4대강 감사결과 논란과 관련해 한 말이다. 감사원이 요즘 같은 시기에 불신을 자초하는지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국가 최고의 감사기구로 추상 같은 엄정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집권당의 원내대표조차 감사원의 행보에 의구심을 보인다면 감사원의 최근 처신이 부적절했음을 의미한다.

감사원 감사결과 4대강의 총체적 부실 때문에 야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시민사회 단체는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등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4대강 감사에 대한 불신은 감사원의 매우 이례적인 발표 과정에서 비롯한다. 감사결과는 감사위원회에 부의되면 통상 3~4일 이후 공개하는데 당일 오후 언론사들의 마감이 끝나는 시각에 발표됐다.


4대강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요구한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도 늦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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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국회가 요구한 6건의 감사 중 방송문화진흥회만 한달 늦게 시작한 데다 2개월 연장을 신청해놓아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2008년 8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3개 시민단체가 당시 정연주 KBS사장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을 때 6일 만에 특별감사에 들어가 55일 만에 해임요구를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박근혜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4대강 감사결과는 일찍 내놓고 새 정부 출범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문화진흥회 감사결과를 늦추는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새누리당에서는 양건 감사원장이 새 정부에서 감사원장직을 유지하고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옛 사람들은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했다. 감사원은 불신을 키우는 최근 행보에 대해 되짚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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