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새로운 호텔등급 제도가 시작됐다. 호텔등급 신제도는 지난 40여년간 사용해온 무궁화 등급체계가 고객의 입장에서 특1급과 특2급의 식별이 모호했고 무엇보다 관대한 평가관행으로 소비자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고조돼왔기 때문에 생겨났다. 정부는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공신력 확보 차원에서 2013년 11월부터 호텔등급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올해 2월까지 1년 넘게 준비해 내놓았다.
세계 표준에 맞는 고객 위한 제도
기존 등급제도에서는 등급심사를 신청하면 모든 호텔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점수에 따라 특1급·특2급·1급·2급·3급으로 구분했다. 반면 신제도에서는 호텔이 받고자 하는 등급을 신청하면 신청등급에 맞는 심사기준표로 평가해 기준을 통과하면 등급을 부여한다. 즉 호텔 등급에 따라 각각의 평가기준이 달리 마련돼 있어 기존 제도하의 평가보다 더욱 합당한 평가가 가능해진 것이다. 호텔등급평가위원 역시 기존과 달리 전문평가위원과 소비자평가위원의 두 그룹으로 구분한다. 특히 암행평가로 대표되는 소비자평가위원의 평가는 실제로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 실시된 평가 결과를 등급 심사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내외국인 관광객의 서비스 만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하겠다. 또한 호텔등급 표시체계가 무궁화에서 별로 바뀌는 것은 단순히 표시체계만 바꾸는 게 아니라 호텔 서비스 수준을 국제규격에 맞춘다는 의미다.
이번에 심사기관이 한국관광공사로 바뀌면서 심사받는 호텔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까다롭고 엄격해졌다고 하나 이는 오히려 호텔등급 심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관대하게 행해지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정확한 등급심사 결과를 토대로 대한민국 호텔등급에 대한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신뢰를 회복시켜나가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동시에 시설 부분에 대한 큰 투자 없이 서비스 및 운영체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줄어들고 호텔 서비스 품질에 따라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극 도입 관광대국 도약 발판으로
일각에서는 오는 2018년까지 기존 제도와 신제도가 혼재하면서 등급판정 기준과 해석이 달라 야기되는 혼란을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다. 외래관광객 1,600만명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관광대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신제도의 조기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신제도를 기피하고 기존 제도로 신청하는 호텔들에 강조하고 싶은 점은 평가항목을 잘 준비하면 오히려 더 유리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 2018년부터는 모든 호텔이 신제도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뢰성이 높은 별 등급으로 내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미리 호응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본다.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춘 새로운 호텔 등급 심사, 이는 호텔이 아닌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