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비행선 '햅스'를 아십니까

통신비행선 '햅스'를 아십니까투자비 저렴해 美,日등 "2005년 상용서비스" 「햅스」를 아십니까. 하늘에 「통신 비행선」을 띄워 무선통신에 활용하는 「HAPS」가 주목받고 있다. 햅스는 미국이 내년까지 기술개발을 마치고 2005년부터 비행선 250대를 하늘에 띄워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도 2003년까지 기술을 개발한 뒤 2005년부터 서비스에 나선다. 국내는 지난 98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연구를 해왔으며 정보통신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HAPS란=「HIGH ALTITUDE PLAFORM STATION」의 약자로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채택한 공식용어다. 국내에선 「성층권통신시스템」으로 불린다. 원리는 간단하다. 성층권에 해당하는 지상 20~30㎞ 상공에 통신과 방송기기, 기타 무선응용기기 등을 실은 무인비행선을 띄워 이동통신, 방송중계, 원격탐사, 전파감시, 기상관측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햅스는 지상 중계기나 인공위성 등 기존 통신인프라를 대체할 수단으로 고안됐다. 햅스가 상용화되면 현재처럼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땅에 설치해야 됐던 이동전화기지국, 방송국 기지국 등이 필요없다. 성층권에 비행선을 띄우는 것도 어렵지 않다. 기구에 헬륨가스를 넣어 공중으로 서서히 올리면 된다. 일정 지역에서 오래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전기모터도 달아야 된다. 동력원은 태양전지와 내부 연료전지. ◇왜 각광받나=성층권은 고도 10~60㎞의 대기권으로 눈과 비 등 지상 기상 조건의 영향이 없다. 항공관제영역으로부터도 벗어나 있다. 고도 800㎞(저궤도 위성), 3만6,000㎞(정지궤도 위성)에 위치한 다른 위성통신시스템과 달리 지상과 근거리에 위치해 전송손실이 극도로 작고 효율이 높다. 휴대통신의 경우 전송손실이 정지궤도위성의 300만분의 1, 저궤도위성의 1,600분의 1에 불과하다. 투자비도 저렴해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SSI사 분석에 따르면 가입자당 시설비가 60달러에 불과하다. 현행 셀룰러 이동전화는 1,000달러에 달한다. 헬륨가스만 충전하면 공중에 떠오를 수 있어 인공위성과 달리 별도의 발사체도 필요없다. 지상으로 돌아오려면 헬륨가스를 서서히 빼내면 된다. 수명이 10년 미만인 인공위성과 달리 유지보수를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술발달 속도가 빠른 통신장비시장에 맞춰 필요할 때 언제든지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통신시스템 진화에 맞춰 최신시스템을 유지 할 수도 있다. 현행 이동통신, IMT-2000, 초고속인터넷, 고선명TV(HDTV) 등 다양한 분야의 중계기를 실을 수 있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미국과 EU, 일본이 적극적이다. 일본은 지난 96년부터 2005년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우정성을 중심으로 범국가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EU는 ESA가 지난 95년 개발과제로 승인함에 따라 현재 개념설계 단계까지 연구가 진척됐다. 미국은 SSI사 등 개별업체 중심으로 왕성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특히 SSI는 2005년 전세계 상공에 약 250대의 비행선을 띄워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해놓고 벌써부터 각국을 대상으로 영업과 홍보에 들어갔다. 국내는 외국과 달리 아직도 초보 단계다. ETRI와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이 시스템의 타당성 분석을 마친 수준이다. 얼마나 많은 비행선을 띄우느냐는 어떤 주파수를 쓰냐에 따라 달라진다. 『47㎓(기가헤르츠)대역을 쓸 경우 우리나라만 25대 정도, IMT-2000용 주파수인 2㎓대역을 쓸 경우 2~3대면 충분하다』고 안도법 ETRI 박사는 설명한다. 이 문제는 ITU가 「햅스」용 주파수로 어떤 대역을 채택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불투명한 국내 개발 여부=햅스의 이같은 장점과 강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과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단 개발에 성공할 경우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는데 이론이 없지만 막대한 독자개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데 따른 것이다. 이근협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기획과장은 『독자개발과 해외업체 공동개발 여부를 결정해야 겠지만 현재로선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히고 있다. 독자개발의 경우 해외장비 구매보다 2배이상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정통부는 계산하고 있다. 비행선 2대에 대한 독자개발비는 약 2,500억원 정도. 반면 SSI는 공급가능액을 1,200억원선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정통부는 국내 독자개발 여부를 오는 11월 중순 방한하는 SSI측의 협력방안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이 과장은 『햅스개발여부는 ETRI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SSI가 어떤 협력방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전례가 없고 사업자들이 외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 한국통신, LG 등 IMT-2000추진업체들이 2002년 5월 상용화를 전제로 대규모 지상기지국 설치에 들어가는 마당에 이들이 굳이 햅스를 채택하겠냐는 회의론도 깔려있다. 한동안 「햅스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승량기자SCHUNG@SED.CO.KR 비행선을 띄워 인터넷을 쓴다. 꿈같은 이야기가 2005년이 되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그래픽=문현숙프리랜서입력시간 2000/09/29 10:2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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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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