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무디스, 국내銀 신용등급 하향

외화차입 여건 나빠지나<br>국가등급과 같은 'A2' 로…<br>금융 당국·시중은행들은 "시장영향 크지않다" 무덤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춤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9일 은행 신용등급(장기외화표시채권등급)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보다 높은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국민은행ㆍ하나은행ㆍ기업은행ㆍ농협중앙회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 등 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2’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은 산업은행(부정적)을 제외하곤 모두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등급 하향조정의 핵심은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2)보다 높은 은행들의 등급을 국가신용등급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 은행들이 금융위기로 외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신용등급을 정부의 외화조달 능력 이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국민은행ㆍ기업은행의 등급은 ‘Aa3’로 국가신용등급보다 2단계가 높았고 하나은행ㆍ농협중앙회ㆍ신한은행ㆍ우리은행의 등급은 ‘A1’으로 1단계 높았다. 금융계에서는 다른 나라에도 국가 신용등급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회사가 있는데도 무디스가 국내 은행부터 등급을 낮춤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외화차입 비용이 늘어나고 차입 자체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정 자체가 의미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은행의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가 아니므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며 “다른 국제 신평사와 달리 무디스는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을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보다 높게 책정한 부분이 있었고 이에 대해 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도 무디스가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과 관련해 “지난 1월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검토가 예고된 상황에서도 국내 은행들의 외자조달이 순탄했다”며 “이번 등급 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들도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은 국제 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시장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으며 무디스가 낮추더라도 스탠더드앤푸어스(S&P)나 피치는 이미 A- 등급을 주고 있기 때문에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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