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묻지마...'의 문제점

그동안 증권시장은 수년간의 침체 끝에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던 엄청난 활황세를 보였다.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 막대한 유동자금, 경기의 회복 등에 힘입은 바 컸다. 이제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멈추고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최근의 투자자세를 되짚어 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주가 급등시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시로 몰려들었다. 전문가들은 각종 언론을 통해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일정한 목표를 정하고 자기책임하에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투자자세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허욕이 앞서면 이러한 「원칙」을 강조하는 고언(苦言)이 귀에 들릴 리 없다. 매일 같이 오르는 지수만 보이고 또 누가 얼마나 벌었다는 이야기만 들렸을 것이다. 그래서 「묻지마」투자가 기승을 부렸다고 한다. IMF 외환 위기 이전에 유사한 「묻지마」 차입이 유행했다. 금리불문·기간불문·금액불문 등 삼불문(三不問)하고 돈이면 무조건 빌리고 보는 것이다. 그 결과가 떠했는가? 빌린 돈으로 투자해서 남는 것이 없는데도 또 다시 빌려서 투자하다보니 나중에는 금융비용이 매출액보다 더 많은 상황을 초래한 기업도 있었다. 자전거 바퀴는 계속 굴러가야 쓰러지지 않는다. 이렇게 갈데 까지 가는 무모한 경영을 한 결과, 금융기관의 대형 부실화로 일부가 퇴출되고 국민의 세금으로 이를 메우는 상황을 초래했다. 또 부끄러운 세태의 하나이겠지만 「묻지마」 관광이 있었다고 한다. 아니 지금도 어느곳에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 모르는 남녀가 파트너가 되어 부부처럼 며칠간의 여행을 함께 하면서 상대방의 신분은 일체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하여 「묻지마」 관광이라고 이름지었다. 건전한 관광여행이라면 굳이 인구에 회자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 뒤에 올 결과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고 행동하는 합리성이 아쉽다 주식투자는 단기적으로 하는 투자가 아니다. 아무리 유능한 주식투자의 전문가라고 해도 주가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맞출 수는 없다. 다만 경제전망과 대상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투자할 뿐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주가의 조정기를 맞이하여 차분하게 투자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묻지마」투자를 했던 투자자들도 지나치게 비관하거나 조급한 후회를 하기에 앞서 전문가의 자문과 정확한 정보에 바탕하여 냉철하게 판단하면서 다가올 재상승을 차분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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