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사주 소각의 二重性

최근 들어 상장기업들 사이에 자사주를 소각하는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보유중인 자사주나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 이를 소각함으로써 주가를 관리하는 양태인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 현재 자사주를 소각했거나 소각을 결의한 기업은 13개사 7,674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동안의 소각 규모 13개사 5,633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액수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포스코로 이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102만주중 25.4%에 달하는 280여만주를 다음달 4일까지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장은 소각분 만큼 기업은 손실이겠지만 주식 물량이 줄어들어 가치가 올라 기업이나 주주측 모두 윈ㆍ윈 게임이다. 상장기업들이 이처럼 자사주 소각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2000년 상법 개정에 따라 소각절차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 들어 자사주 소각이 급증한 것은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데다 설비투자를 기피하는 데 따라 현금 보유액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제조업체들이 비축하고 있는 금융자산만도 지난 6월말 현재 39조3,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돈이 넘쳐 나도 투자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쌓아 두고 있는 꼴이다. 반면 증시침체로 주가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기업들마다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수를 감소시켜 주당 순이익(EPS)ㆍ주당 순자산가치(BPS) 등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기업의 신뢰도를 제고시키는 효과도 크다.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속에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현금은 많은데다 주주들도 이를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문제는 기업이 투자를 외면,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재테크에만 몰두했을 경우다. 투자 기피나 지연은 자칫 기회를 놓치게 되고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뒤지게 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이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주가관리 방법인 것은 틀림없다. 더구나 요즘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때는 한층 그렇다. 가장 손쉽게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꾀 할 수 있으며 기업가치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가 보다 중요하다. 기업성장의 원동력은 연구ㆍ개발(R&D)에 있다. 내일을 위해 투자하는 경영 마인드가 필요한 때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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