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투자자 변신 진대제 前 장관

"한국 신성장 동력은 IT산업, 중기 세계 1위 경쟁력 갖춰야"<br>상반기 조성 2호 펀드 3,000억원 수준 될것


펀드 투자자 변신 진대제 前 장관 "한국 신성장 동력은 IT산업, 중기 세계 1위 경쟁력 갖춰야"상반기 조성 2호 펀드 3,000억원 수준 될것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21세기 한강의 기적을 이룰 한국의 신성장동력은 정보기술(IT)산업에 있습니다. 성장 엔진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그것도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될 것입니다. 차기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 역시 중소기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진대제(55ㆍ사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사무실은 예상외로 작았다. 정통부 장관 재임 당시 그의 사무실이 삼성전자 시절의 절반 크기였다면 현재 그의 공간은 장관 집무실의 3분의1 수준이다. 연봉 역시 삼성 당시의 열흘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측근들의 귀띔.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에서 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을 거쳐 벤처캐피털 회사인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의 CEO로 변신한 진 대표의 현재 모습이다.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다음 10년 먹거리를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인수합병(M&A), 경영 컨설팅, 구조조정, 수출길 확보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통해 IT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되찾아야만 우리 경제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가 지향하는 중소기업의 비전은 구체적이다.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초일류 기업으로 부상해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저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키워가며 동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통합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1위만 살아남는 규모의 경제를 생각할 때 각 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M&A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만 해도 140~150개, 중계기 업체도 170개에 달합니다. ‘0’ 하나씩 빼게 되면 적정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삼성전자 재직 때부터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제 시작해야 되겠다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은 지난 총선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경기도 지역 공단을 돌면서부터. 그는 “당시 공단을 발로 뛰어다니면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아 지역 경제가 피폐해져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각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등장해야만 체감 경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그의 열정은 차기 지도자의 자질론에까지 이르렀다. “다음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 대통령이 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일, 다시 말해 벤처 생태계를 재조성하는 일을 정부가 주도할 수는 없다고 판단,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 대안으로 펀드를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조성이 완료될 스카이레이크 2호 펀드는 비상장 업체에 주력한 1호 펀드와는 달리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시장의 상장사 등을 가리지 않고 역량 있는 기업을 골라 M&A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게 목표다. 규모는 1호 펀드의 10배 이상인 3,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그는 로봇 산업과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꼽았다. 로봇 산업의 경우 IT 강국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고 인텔ㆍ IBM 등이 장악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 역시 반도체 분야에 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국내 업계의 경쟁력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통부 장관 재임 당시 수립한 ‘IT 839’ 전략에 모두 녹아 있는 생각”이라며 “위기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지만 신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집중만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끄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휴대인터넷), DMB 등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기반 신기술이 잇달아 국제 표준으로 승인되며 ‘로열티’를 받는 나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열정을 잊지 않는다면 이 같은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호 펀드의 출발은 그가 할 일을 정했다는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드림팀 구성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가 됐으며 최근에는 하이닉스반도체 차기 사장으로 물망에 오르는 등 다음 행보에 대한 무수한 궁금증을 낳았다. 진 대표는 “2호 펀드는 90% 이상이 국내 자본으로 꾸며지며 이중 상당수가 기관투자가의 투자분”이라며 “펀드 출발 때 수익이 판가름나게 될 앞으로 3년간은 펀드와 연관된 활동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출마를 통해 정치가 그 동안 살아온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임을 깨달았으며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정치에 ‘올인’할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돼 있다”며 정치와는 선을 그었다. 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그는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관세장벽이 낮아지면 유리한 게 당연합니다. 수출 위주인 중소형 부품사들도 원가절감 차원 등에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해 분야에 대한 보상이 뒤따라야겠지만 FTA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갈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 입력시간 : 2007/04/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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