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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이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을 보면 좋겠어요. 30~40대 여성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Factory Complex)'으로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 역대 최고상인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46)이 14일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로공단'은 국내와 캄보디아·베트남 등 아시아 여성의 노동 조건과 관계된 불안정성의 본질을 섬세하게 살펴본 9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상작품이다.
현재 시점에서 지난 1960∼1970년대를 바라보며 노동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했다. 또 단순히 현장 고발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시적인 영상미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영화는 올해 하반기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앞서 1948년 제주 4·3사건을 다루면서 제주 강정마을 문제를 함께 엮어낸 그의 전작 '비념'이 2013년 4월 전국 22개관에서 상영됐으나 2,300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영화와 미술을 겹쳐놓는 임흥순의 실험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는 이날 "'위로공단'이 '비념'처럼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이 40년 넘게 봉제공장 '시다' 생활을 했던 어머니, 백화점 의류 매장과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해온 여동생, 보험설계사로 감정노동 직군에 몸담은 형수의 삶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혀 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흥순은 "삶과 일터에서 신념을 지니고 살아오신 여성들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구로공단과 조합해 영화 제목을 만들어냈다"며 "영화는 1960∼1980년대 구로공단 등지에서 육체노동을 했던 여공들이 현재 어디로 갔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영화를 위해 총 65명을 인터뷰했으며 이 가운데 22명분이 추려졌다고 한다.
임흥순은 "우리의 과거에서 여성들이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의 질문을 만들어내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