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내년경기 더 악화" 비관론 확산

이달 단칸지수등 경제지표 갈수록 나빠져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양대축인 일본 경제가 더욱더 침체의 수렁으로 깊게 빠져들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과감한 금리인하로 내년 초 침체에서 탈피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내년에 더 나빠질 것이며 이에 따라 엔화 가치도 폭락하는 엔저(低)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일(日) 경제 비관론 확산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내년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조기에 회복돼도 일본 경제만큼은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는 날이 갈수록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2일 발표한 12월 단기경기전망(단칸)에서 대형제조업계의 단칸지수는 -38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BOJ는 "경제가 아직 최악의 지경까지 도달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경기가 다 나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경기지표들도 비관론 일색이다. 10월 기계주문액은 전달보다 10.1% 감소, 소폭 늘어날 것(4.2%)이라는 전망이 완전히 빗나갔다. 실업률도 5%를 넘어서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건설업체의 파산으로 금융시스템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2ㆍ4분기(-1.2%)에 이어 연속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 경제가 확실한 침체에 빠졌다는 의미다. ◆ 엔저 추세 가속화될 듯 이처럼 일본 경제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자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엔화가치는 미 9ㆍ11 테러 사태 직후인 9월 말 달러당 116.33엔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126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일본경제(日本經濟)신문은 13일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등 엔화가치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많다"며 "엔화가치가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아 내년 1월 말 달러당 130엔대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엔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재정경제성 장관은 "엔화 약세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일찍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엔화 약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제로에 가까운 금리 수준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여러 차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가 좀처럼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자 일본 정부가 마지막 카드로서 '엔화 평가절하'를 꺼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엔저를 통한 수출 확대로 경기회복을 꾀할 작정이어서 엔저 추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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