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해고 근로자들 공장점거 집단 시위

시카고 가구공장 폐쇄 항의… 30년 대공항 이후 이례적

실업자 수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안정이 흔들리면서 미국사회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카고의 한 창틀 제조공장에서 250여명의 근로자들이 해고조치에 항의하며 공장을 점거했다고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리퍼블릭 윈도우 앤 도어스의 근로자들은 6일 공장을 점거했다. 임금 일부를 못 받은 데다 3일 후에 공장을 폐쇄한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공장점거를 이끌고 있는 전미전기노조(UEW)의 리어 프라이드는 "공장 폐쇄 60일 전에 미리 통보를 해야 하는 법 규정을 사측이 어겼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근로자들의 공장 점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극히 드문 경우다. 리퍼블릭 윈도우 앤 도어스의 근로자들은 이틀째 공장에 머물면서 공장 근처의 눈을 치우는 등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한편 AP통신은 이날 직장을 잃으면서 의료보험의 혜택을 못 받게 된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하이오 주의 아치웨이 제과공장에서 해고된 스탈라 달링은 직장 의료보험이 곧 만료된다는 통지서가 날아오자 제왕절개로 예정일보다 일찍 아이를 분만했다. 국가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에서 직장 의료보험의 혜택마저도 없으면 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해고자인 웬디 카터는 이미 무보험자 신세가 됐다. 그녀는 얼마 전 부분 자궁적체술을 받은 후 병원에 1만3,000달러(한화 약 1,900만원)를 빚지고 있다. 사랑니가 자라 턱이 아프다는 딸도 치과에 데려갈 엄두를 못 낸다. 이들 근로자들은 "정부가 은행은 구제해도 우리 같은 근로자는 구제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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