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확실성 높아지는 세계 금융시장

세계 증시가 어제 ‘긴축 쇼크’로 일제히 폭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21.28포인트가 떨어졌다. 2003년 3월 이후 3년만의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도 33.33포인트 하락해 사흘연속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6개월래 최저치로 가라앉았다. 독일ㆍ영국ㆍ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3% 안팎 하락하며 3~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일본ㆍ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으며 특히 국내증시의 충격이 컸다. 코스피지수는 35.32포인트(2.59%), 코스닥지수는 20.34포인트(3.03%) 떨어졌다. 가히 ‘검은 목요일’이라 할만하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갈 길 바쁜 우리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가폭락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시장 예상치 보다 높게 나오자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미끄럼을 탄 것이다. 그러나 CPI의 예상치와 차이가 0.1%포인트로 그렇게 크지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이 과민반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융시장이 그만큼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는 반증이다. 미국의 집값하락 등 자산거품붕괴 가능성, 중국의 긴축정책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증폭되던 시장의 불확실성이 CPI 발표를 계기로 본격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그리고 금융시장 불안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의 주름살을 깊게 만들 것이란 점이다. 미국 금리인상은 국내금리 인상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를 올릴 형편이 아닌 우리로서는 고민스러운 일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들어 투자와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으로 세계경기가 둔화될 경우 우리의 수출이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점이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기조는 달러강세를 불러 원ㆍ달러 환율하락 부담을 덜 수 있고 원자재가격 안정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후퇴하면 이런 장점도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대내외 변수들을 하나하나 치밀하게 점검해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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