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국내에 유입된 사모펀드의 차입매수(LBOㆍLeveraged Buy-Out)가 이탈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 인수합병(M&A)에 나서는 사모펀드들의 차입매수가 전세계적으로 급감하며 증시급락 등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세계 차입매수(LBO) 시장의 확대 영향과 시사-사모펀드에 의한 LBO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위험자산인 사모펀드의 LBO 확대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해외자본 이탈, 주가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며 “주요 선진국 경기 둔화로 국내 실물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지난해 세계 사모펀드 LBO 규모를 최대 7,000억달러로 추정했다. 아시아에서의 규모도 지난 2004년 5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20억달러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 사모펀드 LBO에 의한 M&A 비중은 전체의 17%로 2000년의 3%보다 크게 올랐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인 신용경색의 여파로 ‘돈 모으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모펀드의 파산 위험이 커지고 금융 시스템도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은 국내외 사모펀드가 과도한 차입을 통해 국내 기업을 인수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재무구조 악화,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모펀드 시장과 신용위험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제금융 시스템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중앙은행이 잠재적 위험요소를 평가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캐리 트레이드 등 사모펀드의 투자전략 때문에 금리와 환율 간 국제적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고 통화정책의 파급 메커니즘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사모펀드가 파산할 경우 주요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시장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원섭 한은 조사국 종합분석팀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변화를 점검하고 국내 자본 유출입 동향 파악, 조기경보체제 강화 및 효율적 운영 등 대처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사모펀드의 국내 진출을 국내 사모펀드시장 발전과 한계기업들의 구조조정 촉진 수단 등으로 활용하는 한편 국내 산업 보호장치를 보완하고 국내 사모펀드의 해외 M&A 활성화 기반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해외 대형 LBO펀드의 국내 진출이 확대될 경우 국내 기간산업ㆍ전략산업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절한 대응책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