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설 서민 주름살 깊어져] 지난해 산업생산 10년來 최대

광공업지수 전년대비 16.7% 급증<br>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0% 넘어서<br>반도체·車등 일부업종만 호황 집중<br>경기 선행지수는 12개월째 하락세


지난해 산업생산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지난 1980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민간 부문의 경기회복이 지난해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호황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기업이 이끄는 일부 업종에만 한정돼 있었던 만큼 경제주체 전반으로까지 온기가 퍼지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광공업지수는 전년 대비 16.7%나 늘어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받은 2009년(전년 대비 -0.8%)의 기저효과가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경기부양의 바통을 제조업을 위시한 민간이 적절히 이어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연간 81.8%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정보통신과 자동차가 지난해 각각 전년 대비 24.8%, 27.4% 늘어 경기회복을 주도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12.6%와 18.5%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조업이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수출이 대폭 늘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내수까지 증가하면서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컸다"며 "이런 회복세가 올해도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회복세가 일부 수출기업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경제주체 전반은 여전히 호경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광공업생산을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및 부품(전년 대비 30.3% 증가) ▦기계장비(41.1%) ▦자동차(27.4%) 등 전형적인 수출업종들이 경기회복을 견인했다. 광공업생산이 전년 대비 16.7% 증가하는 동안 내수산업인 서비스업생산은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6.7% 증가해 2009년(2.6%)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의 경기향방도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지난해 12월 2.3%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대비 0.2% 감소,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2009년 지표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선행지수는 경기예측 지표로서 큰 의미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부터가 정상적인 선행지표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곧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직결될 수 있다. 여러 측면에서 지난해 산업지표 회복세가 결코 경제주체 전체에 퍼지지 않는 이유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회복세 지속과 임금상승 등으로 가계 소비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소지 등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과 한파ㆍ구제역 등 불안요인으로 내수회복이 제약될 수 있는 만큼 대내외 경제여건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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