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의 여파로 지난 1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저성장ㆍ고물가로 신음하는 한국 경제가 국제수지마저 곤두박질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2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8억1,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행진이며 적자폭으로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월(31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 같은 기록적인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수지가 5년 만에 적자로 반전된데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동기 대비 15.4% 증가했으나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31.1%나 늘어나면서 전월의 4억4,000만달러 흑자에서 10억1,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3년 3월(3,000만달러 적자) 이후 58개월 만이다. 특히 1월의 상품수지 적자규모는 1997년 3월의 12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최대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1월 원유 수입액이 73억달러로 지난해 1월의 41억달러보다 급증해 경상수지에 큰 부담을 줬다”면서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당분간 경상수지 적자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한은이 지난해 말 전망한 30억달러 적자규모도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지난해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던 서비스수지 적자규모 역시 여행수지 적자가 늘면서 전월의 12억4,000만달러에서 20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 또한 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다.
한편 해외단기차입은 지난해 12월 65억4,000만달러가 순상환됐으나 올해 1월에는 28억6,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고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내국인이 12억달러가량의 해외 투자자금 순회수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