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가 겹친 재건축아파트 값이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7월초 개발이익환수제가 입법 예고되고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급락세를 보였던 재건축아파트 시세는 9월 들어 잠깐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이달들어 다시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21일 강남권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내년 3월 임대주택 건설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개발이익환수제가 실시됨에 따라 그 이전에 분양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사업속도가 느린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 주공 3단지 11평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2천만-3천만원정도 가격이떨어져 현재 호가가 3억1천-3억2천만원 정도에 형성되고 있다.
작년 10.29 대책 직전에 4억7천만-4억8천만원까지 치솟았던 시세가 1년만에 1억6천만원(34%)이나 떨어진 것으로 1년 6개월전인 작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근 개미부동산 관계자는 "9월 들어 다소 내림세가 주춤하는가 싶었는데 요즘들어 다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금 분위기로는 언제 시세 하락이 멈출 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개포 주공 1,2,4단지도 대부분 평형이 이달들어 2천만-3천만원씩 추가로 내렸고송파구 가락 1차 시영아파트 15평형도 지난달말 3억7천만원 정도이던 시세가 이달들어 3억5천만-3억6천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 밖에 강동구 상일동 고덕 주공 3단지와 강서구 화곡동 우신아파트, 서초구반포동 한신 1차 등 아직 사업승인을 받지 못해 개발이익환수제 적용이 확실시되는단지들은 대부분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의 통계에도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지난주 시세 변동률은 -0.31%로 직전 두 주의 -0.03%, -0.19%보다 크게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추석을 전후해서는 전통적인 이사철에다 정부가 부분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란 신호가 있었기 때문에 낙폭이 다소 둔화됐던 것"이라며 "지금 분위기로는 한동안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인즈 조인숙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같다"며 "바닥이 언제 올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내년 6월을 전후해 재건축단지 매입에 나선다면강남 요지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