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최초의 세계적 신약 탄생] 의미와 전망

LG생명과학의 `팩티브`가 국산 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음에 따라 국내 제약관련 산업에 대한 국제위상이 올라가고 글로벌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정보기술(IT)산업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체와 종사자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산업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 기업가치 급상승=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팩티브를 신약승인 함에 따라 이미 신약허가 신청한 캐나다ㆍ영국ㆍ헝가리ㆍ남아프리카 등에서도 올해 추가 신약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팩티브는 이에 앞서 지난 2001년 말 뉴질랜드, 2002년 말 국내 의약당국으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다. LG생명과학은 팩티브가 지난해 완제의약품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퀴놀론계 항균제 시장에서 수년 안에 10%(4억 달러) 정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LG측이 로열티와 팩티브 원료ㆍ완제품 공급 등으로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연간 800억원 규모다. LG측은 북미ㆍ유럽지역 독점판매권을 가진 미국 진소프트사로부터 곧 5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는다. 영국 의약당국이 팩티브를 신약승인(상반기중 예정)하면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LG측이 1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진소프트사가 나스닥에 상장(내년 예정)하면 800만 달러를 추가로 받고 상당한 주식평가차익도 거둘 수 있게 된다. ◇`제2의 팩티브`는= 현재 미 FDA의 신약승인을 받기 위해 다국적제약사와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업체로는 부광약품(B형 간염치료제), SK(우울증 및 간질 치료제) 등이 있다. 또 종근당은 미국 알자사에 항암제 CKD-602를 라이선싱, 신제형 항암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신물질 신약뿐 아니라 바이오 제네릭(물질특허기간이 끝난 오리지널 약의 제조방법을 바꾼 약), 물질특허가 끝나지 않은 신약의 일부 구조나 조성ㆍ제형을 바꾼 개량신약의 해외임상 및 라이선싱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종근당은 마이크로 에멀전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장기이식 환자용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A` 신제형에 대한 미 FDA 시판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LG생명과학은 1주일에 한번 주사하는 서방형 인간성장호르몬, 동아제약은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해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도 임상시험을 거쳐 항암제 `오락솔`과 암로디핀 성분의 고혈압치료제 등을 라이선싱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과제= 국산 신물질 신약 4호인 팩티브가 미 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까지 가야 할 길은 험난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전임상ㆍ임상수준과 엄청난 비용이 드는 해외 임상시험을 진행할 자금력과 마케팅력의 부재다. 이에 따라 다국적제약사에 임상시험 등 제품화 및 허가ㆍ판매 등을 맡기는 기술수출 형식의 라이선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팩티브의 경우 연구개발에서 미 FDA 신약승인까지 3,000여억원(글락소 스미스클라인측의 비용 포함)의 비용과 1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이와 관련,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은 “선진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연구비 모두 턱없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은 항암제ㆍ항생제 등 자신 있는 분야만 특화 하는 집중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관련기사



임웅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