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영2세들 인도 진출 장수기업에 길을 묻다

"잘 할 수 있는 분야 집중…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를"

가업승계협의회 회원 30여명

젠한국 등 찾아 노하우 들어

지난 4일(현지시간) 김성수(왼쪽 네번째) 젠한국 회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현지공장내 전시실에서 가업승계협회회 회원들인 경영 2세들에게 도자기 생산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진용기자

"중소기업은 규모가 작든 크든 자기 분야에 매진해 품질 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쌓아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젠한국 생산공장. 김성수 젠한국 회장은 품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해외 장수기업의 비결을 알기 위해 이곳을 찾은 가업승계협의회 소속 회원 약 30여명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경영 2세들인 이들은 경영 대선배인 김 회장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주의깊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지 20년이 넘은 젠한국은 품질 제일주의 모토 하에 도자기라는 한 우물만 판 결과 미국 레녹스, 프랑스 ARC, 일본 노리다케등 세계 탑브랜드에서 앞다퉈 찾는 제조업체로 우뚝 섰다. 김 회장은 현지 진출 성공의 비결로 품질과 함께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집중'과 '철저한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사업을 키워 나가면서 도자기라는 본업 외에 다른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러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제품 경쟁력 향상에 매진한 결과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업체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공장을 갖춘 젠한국은 현지화에도 어느 업체보다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직원 선발 시 현지인 출신의 팀장의 의사를 전적으로 존중하며, 임금 역시 업계에 최상위 수준을 보장한다. 공장 설립 때부터 20여 년간 함께 해온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들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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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자카르타에서 설립된 코린도의 승범수 대표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꿈꾼다면 현지화와 핵심역량 집중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성장 비결을 소개했다. 제지와 자원사업 분야를 핵심으로 현재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코린도그룹은 총 매출 1조원대로 인도네시아 재계서열 20위권 안에 든다.

승 대표는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은 300명에 불과하고 현지 직원도 2만 명이 넘지만 여전히 외국기업으로 바라보고 그만큼 문화적 애로사항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위해 생산현장에서 종교생활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현지 주민들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이제는 노사갈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린도는 CSR 차원에서 코린도 타운 조성, 학교·병원·체육시설 제공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가업승계협의회 소속 경영 2세들은 이들 기업에 이어 현지 대기업인 트리푸뜨라(TRIPUTRA) 그룹, 인도네시아 산업부 등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트리푸뜨라(TRIPUTRA) 그룹의 공동 설립자인 아리프 라흐마트(Arif P Rachmat) 회장은 "회사 경영 초창기만 해도 같은 이사회 멤버인 형과 성격이 달라 사사건건 다퉜지만 매달 미팅을 갖으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정치, 경제적 환경의 변화로 인건비와 땅값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며 "현지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이처럼 현지 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업승계협의회 일원으로 참가한 윤해달 삼양건설 기획실장은 "수십 년 전에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해외시장의 가능성과 장점을 발견하고 진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경영 2세들도 장수기업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현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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