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장한 김미화 "KBS에 맞서 싸우겠다"

"수차례 KBS에 '고소로 갈 일 아니다'는 뜻 전달했는데 결국…"

'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방송인 김미화가 KBS에 맞서 싸우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미화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잃지 마십시오'란 제목의 호소문을 낭독했다. 그는 "답답한 심경을 일기처럼 트위터에 올린 짤막한 글 하나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왔다"며 "KBS가 뭐가 그렇게 고소를 할 정도로 억울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4월 KBS 자사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고, 나는 언론을 통해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내가 쓴 글을 보면 도대체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없다면 왜, 무슨 근거로 나에게 불이익을 주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특히 "KBS 임원은 나에게 예의를 갖추라"면서 "임원 여러분들이 연기자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해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미화는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비장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KBS 측에 여러차례 '고소로 갈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이 확대되고 논란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지만 결국 오늘 이 시점까지 오게 됐다"며 "트위터에 올렸던 나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KBS는) 뒷전에서 활을 쐈다. 그리고 내게 큰 상처를 입혔다"면서 "늘 나는 KBS를 친정에 비유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에서 고소 당한 딸의 심정이다.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훼손 고소이고, 9시 간판뉴스의 보도행태냐"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일각에서 자신의 행동에 정치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데 대해 그는 "나는 단연코 한 번도 정치권에 기웃거린 적이 없다"며 "어느 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나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웃겨드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들을 어떻게 하면 웃겨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코미디언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 확인서를 받고 여러 곳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녀야 했다"며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또한 "고소당하는 게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서럽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김미화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영등포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김씨가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를 실제로 확인했는지, 했다면 누구를 통해서 확인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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