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군 지원 伊·佛·카타르 석유업체 '웃고'…中·러·브라질 '울고'

■ 원유생산 재개 앞두고 주판알 튕기기 분주<br>반군측 석유업체 "정치 이슈 걸려있다" 밝혀<br>伊·佛기업 사업확대 기대… 벌써 직원들 급파<br>中·러·브라질 카다피 편들다 자포자기 분위기



지난 6개월 동안 지속됐던 리비아 사태가 사실상 반군의 승리로 종결되자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재빠르게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석유업체 에니와 토탈은 모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반군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덕분에 포스트 카다피 체제하에서 사업을 더 크게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아랍 국가 중 카다피 제재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카타르 기업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ㆍ브라질 기업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리폴리에 깃발을 꽂은 반군이 카다피 제재에 반대했던 국가에 대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향후 사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원유 매장국으로 지난 2월 사태 발생 이전만 해도 하루 평균 160만 배럴을 생산하며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2%를 담당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리비아의 시장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하루 평균 생산량이 100만 배럴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적어도 1년, 사태 이전 수준인 160만 배럴까지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 2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석유업체 에니는 반군이 트리폴리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리비아 동부에 위치한 자사 정유시설로 직원을 급파했다. 프랑스의 토탈, 미국의 쉘, 카타르의 비톨 등도 사태 이전에 비해 리비아 내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프랑스가 카다피 제재 및 공습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카타르는 반군에 미사일을 직접 제공하는 등 아랍권 최대의 반군 지원자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석유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특히 비톨의 역할 증대가 기대된다"며 "비톨은 아직 리비아 내에서 아무런 사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매력적인 계약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외 사태 이전에는 리비아에서 원유를 생산하지 않았던 영국의 BP, 미국의 코노코필립스ㆍ매러선ㆍ헤스 등도 신규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ㆍ브라질 업체는 반군 승리에 거의 자포자기한 분위기다. 사태 진행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카다피 강력 제재안에 대해 중국ㆍ러시아ㆍ브라질이 반대했던 결과가 부메랑이 돼 기업을 향해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군 측 석유업체인 AGOCO(아라비아걸프석유)의 압델자릴 마이우프 홍보이사는 "우리는 이탈리아ㆍ프랑스 영국 서방 국가와는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러시아ㆍ중국ㆍ브라질과는 정치적 이슈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중국은 애가 타기 시작했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중국의 대 리비아 투자, 특히 석유 부분에 대한 투자는 상호 경제적 협력의 문제이고 이 같은 협력은 양국 국민의 이해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이전 투자분을 보호해달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사태 이전 리비아에 진출해 있던 중국 기업은 75곳에 달하고 중국인 근로자 수는 3만6,000명 수준이었다. 이들은 리비아에서 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브라질 기업 분위기 역시 좋지 않다. 가스프롬넵트ㆍ타트넵트 등 러시아 기업은 리비아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고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ㆍ오데브레트 등도 리비아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 있었다. 러시아ㆍ리비아 사업위원회의 총괄 책임자인 아람 세군츠는 "우리는 리비아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탄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