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BMW·아우디 등 앞다퉈 구매…"주문 맞추려 공장 풀가동"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 급증… 올 2월까지 수출 24억弗 넘어<br>지난해보다 2배이상 급증… "원가절감 부담에 팔아도 적자"<br>일부 영세 하청업체 하소연도

국산 자동차부품이 글로벌 아웃소싱 바람을 타고 유럽 명차에도 잇따라 장착되는 등 수출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 자동차부품 공장의 직원이 해외 납품을 앞두고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서울경제DB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성전기의 안산 시화공장에는 요즘 일본 등 해외에서 몰려드는 바이어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이달 중순에도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인 닛산의 바이어와 엔지니어들이 정식 납품계약을 앞두고 생산시설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가는 등 올 들어서만 벌써 10곳이 넘는 업체가 공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말에는 독일 아우디와 660억원 규모의 공회전 자동제어장치용 DC/DC 컨버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송성희 대성전기 해외영업팀 부장은 "최근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웃소싱) 견적 요청이 전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며 "올해에는 내수는 물론 해외 직접 수출도 활기를 띠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올 들어 유럽과 미국 등 해외로부터의 주문이 몰리면서 공장을 풀가동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판로가 막혀 울상을 짓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도요타 리콜사태 등의 여파로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중국에 아웃소싱 기지를 뒀던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 부품은 중국보다 월등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일본에 비해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이른바 '역샌드위치 효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국산 차부품 업체들의 수출액은 모두 24억4,407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0억8,259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을 타고 그동안 생산량을 대폭 줄였던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물량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BMW나 아우디 등 세계 명차들이 한국산 부품을 앞다퉈 구매하고 있는데다 과거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럽ㆍ일본 등으로 수출시장이 다변화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서트링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인 인천금속은 최근 기존 해외 거래처의 주문물량이 늘어나며 공장 가동률이 95%에 달하고 있다. 인천금속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해외 업체들의 주문물량이 줄지어 취소되며 한때 해외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1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던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속속 오더가 들어오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약진도 부품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2003년 현대자동차와 함께 중국시장에 동반 진출했던 새론오토모티브는 지난해 중국 법인에서만 38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8%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을 비롯해 폭스바겐과 닛산ㆍ도요타 등 대형 업체에 자동차 브레이크 마찰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업체에 아웃소싱을 주던 해외 완성차 메이커들의 주문 물량이 늘어나자 130만달러를 들여 생산시설 증설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새론오토모티브의 한 관계자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세계시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한국 부품업체들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중국 현지 업체들보다 기술력이 우수하면서도 중국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어 원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선전에 대해 일찍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제품개발에 힘써왔던 오랜 '내공'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산 자동차부품협동조합 부장은 "부품업체들은 일찍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수익처 다변화를 겨냥해 제품개발에 힘써왔다"며 "특히 최근 도요타 사태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약진에 힘입어 한국 제품에 편견을 갖고 있던 해외 바이어들도 한국 제품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영세 협력업체들은 모기업의 원가절감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바람에 수출 호전의혜택은커녕 오히려 경영위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 모두 60% 수준을 맴돌며 금융위기 때와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모기업과 1차 벤더의 원가절감 압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납품가를 인하하면서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버겁다"며 "현재는 공장을 돌리는 것 이외에는 별도의 연구개발이나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이 없어 신제품 개발은 꿈도 꿀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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