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선물 대량 매도 왜?

13일 올들어 최대규모 7,574계약 '팔자' <br>프로그램 매물 유발·지수 하락 악순환<br>"단기적 주가 추가하락에 베팅한 듯"


외국인들이 대규모 선물 매도에 나서면서 반등을 모색하는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물시장에서 방향성 없이 매수와 매도를 오가던 외국인은 지난달 말부터 매도 우위의 포지션을 보이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시장 베이시스 악화를 낳고 이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이끌면서 지수 하락의 악순환으로 연결돼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외국인 단기 추가하락에 베팅했나= 13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7,574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서 최대 규모이며 코스피200지수 3월물이 본격 거래된 지난해 12월 동시만기일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12월13일 외국인은 선물 7,973계약을 순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이 이같이 선물 매도에 나선 것은 단기적으로 지수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한국 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고는 있으나 뚜렷한 매수 주체가 등장하고 있지 않는데다, 미국 증시도 그날 그날의 주요 기업 실적발표 결과에 따라 등락이 좌우되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가 쉽사리 반등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외국인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1월25일 이후 본격적인 선물 순매도에 나서면서 누적으로 2만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단기적으로 지수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물매도로 시장교란= 최근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도는 매수 주체가 없고 투자심리가 불안한 증시를 뒤흔들면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 선물매도 → 베이시스 악화 → 프로그램 매도 → 지수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이날 외국인이 대량 선물매도에 나서자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1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극심한 선물 저평가 현상을 나타냈다. 장 평균 베이시스는 -0.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을 중심으로 저평가된 선물은 사고 고평가된 현물은 파는 ‘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발생하면서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3,63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연기금이 주식 1,869억원을 순매도해 선물을 사고 주식을 파는 ‘스위칭 매매’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투신권의 인덱스펀드 역시 스위칭 매매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지수 3월물의 만기일이 영업일로 17거래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베이시스 -0.4포인트 수준이면 무조건 ‘매도 차익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매도를 통해 주가를 떨어뜨려 저가에 현물을 매수하려는 전략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600억원 수준에 그쳐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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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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