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착즙이 대세"… 주스시장 세대교체

업계1위 롯데칠성 "1300억 투자" 내년 출시 목표로 제조공장 신설

신공법적용 상온서 장기보관 OK… 웅진 등 후발주자 가격 대폭 낮춰

"착즙이 기존 환원주스 대체할 것"



국내 과즙주스 시장에 프리미엄 착즙주스의 대중화가 예고되고 있다. 음료업체들이 잇따라 최신 공법을 적용해 가격을 낮춘 상온 착즙주스로 도전장을 던지면서 기존 과즙주스 시장을 이끌었던 '농축 환원주스'를 과일이나 채소를 그대로 짠 '착즙주스'가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과즙주스 브랜드 '델몬트'를 판매하는 롯데칠성(005300)은 이르면 내년 초 착즙주스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뛰어든다. 당초 롯데는 제조설비를 임대해 올초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착즙주스 시장이 과즙주스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하자 경기도 광주와 안성에 직접 제조공장을 구축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투자비만 무려 1,300억원에 달한다.


롯데가 선보일 제품은 상온에서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상온 착즙주스다. 농축액을 만든 뒤 물을 섞어 환원시킨 농축 환원주스에 비해 설비 마련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착즙주스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려면 신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는 제품 차별화를 위해 델몬트 대신 신규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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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8월 상온 착즙주스 '자연은 지중해햇살'로 시장을 개척한 웅진(016880)식품은 출시 1년도 안돼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웅진은 신제품을 출시한 지난해 3·4분기 10%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 2·4분기에는 21%까지 늘리며 매일유업(005990)의 '플로리다 내추럴'을 제쳤다. 웅진의 공세에 부동의 1위였던 풀무원(017810) '아임리얼'은 한때 점유율이 50%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상온 착즙주스는 기존 냉장 착즙주스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에이셉틱'(aceptic) 공법을 적용한다. 냉장 착즙주스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제품 제조와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냉장설비를 필요로 하지만 에이셉틱 공법으로 만드는 상온 착즙주스는 무균충전실에서 주스를 용기에 담는 과정을 거쳐 상온 상태로 유통된다.

이 때문에 냉장 착즙주스의 유통기한이 길어야 30일인 반면 상온 착즙주스는 최대 9개월에 달한다. 냉장설비가 필요없고 유통기한까지 길어진 덕분에 가격 경쟁력도 월등하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웅진이 단기간에 착즙주스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기존 냉장 착즙주스보다 40%가량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착즙주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는만 아직까지 전체 과즙주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링크아즈텍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과즙주스 시장은 전년 1조28억원보다 7% 감소한 9,575억원에 머물렀고 같은 기간 착즙주스는 266억원에서 298억원으로 8% 증가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상온 착즙주스가 대중화되면 전체 과즙주스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착즙주스로 바뀔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올해 국내 착즙주스 시장은 6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착즙주스 후발주자들이 가격 공세에 돌입하면 기존 착즙주스 제조사들도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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