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판 위에 긁어내는 기법과 오일 채색으로 인물화를 그리는 화가 한영욱의 작품이 지난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추정가의 5배를 웃도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한씨의 작품 ‘얼굴(Face)’은 추정가 8만~10만 홍콩달러(약 1,100만~1,500만원)에 출품됐으나 입찰 경쟁 끝에 47만5,000홍콩달러(약 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 담당자인 데니스 추는 “한영욱 작가의 작품은 프리뷰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이었고 결국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한영욱은 유명인이 아닌 익명의 인물 초상을 즐겨 그리며, 극사실적인 섬세한 표현으로 빨아들일 듯한 눈빛을 그려내 호평받고 있다. 국내 인지도에 비해 홍콩 등 아시아 미술시장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작가였기에 이번 고가 낙찰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한영욱의 작품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제10회 한국현대미술제’(11일까지)에서 전시 중이다. 한편 이날 소더비 홍콩경매의 총 낙찰액은 450억원에 달해, 세계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경매시장에 ‘큰 손’이 돌아왔고,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