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1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환율공조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여러 현안이 있다"며 "환율 문제부터 여러 가지 국제공조를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해 격화되고 있는 주요국 간 환율갈등에 대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G20 정상회의가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화전쟁으로 불리기까지 하는 주요국 간 환율갈등은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야기된 환율갈등은 점차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등 신흥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통화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ㆍ국제통화기금(IMF)까지 최근 적극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문제가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8일부터 열리는 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환율 문제가 본격 논의되고 있지만 구체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율전쟁이 격화될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을 조기에 수습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의제로 삼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또 미국ㆍEU 등은 G20 서울 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G2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환율 문제의 경우 공조를 위한 해법이 쉽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환율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다루게 될 경우 자칫 G20 서울 회의가 환율전쟁의 각축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담을 줄이려면 관련국들과의 사전조율이 필요하다. 시일이 촉박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지지만 환율공조를 위한 사전 공감대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환율공조와 관련한 의제는 성공하면 G20 서울 회의의 큰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짐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