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다시보자 중국 증시

제조업 살아나고 PER 8배로 저평가… 가치투자로 접근해볼만

■ 잊었던 중국증시 다시 주목하라

中 펀드 한달새 2.45%↑… 환매 잦아들어

RQFII 제도 등 한중 자본시장 협력도 호재

당국 부양 기대로 하반기 완만한 상승 전망



중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신흥국들의 증시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중국은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하반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 차원의 경기 부양 의지도 여전하다. 최근 리커창 총리는 전체 공산당과 중앙, 지방정부가 책임을 지고 성장률 목표치(연 7.5%)를 달성해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올해 성장률 달성을 위해 경제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경기부양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과잉투자 등의 문제로 하반기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국 증시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신도시화 정책 등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트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1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성장 속도가 이전만큼은 못하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등 양국 간 자본시장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중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 팀장은 "글로벌 투자 관점에서 가치투자자들에게 유망한 지역을 따진다면 중국을 꼽을 수 있다"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 영역에 있는 중국 시장을 가치투자 방식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투자자에게 중국 시장은 잊고 싶은 지역 중 하나다. 2007년 펀드 열풍이 불면서 쌈짓돈까지 끌어모아 투자했지만 손해를 보는 사람이 늘었다. 2008년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55.30%로 반토막 났고 2011년엔 마이너스 22.23%로 다시 한번 고꾸라졌다. 원금 회복을 기대하며 어쩔 수 없이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들 역시 회복 시기가 지연되자 실망감이 커졌다. 중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손사래를 칠만큼 투자자에겐 일종의 트라우마가 돼 버렸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했던가. 중국 경기가 조금씩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그동안 신흥국의 증시 랠리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1.0%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국 PMI는 지난 3월 반등 이후 4개월째 상승 중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이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간 금융 및 자본시장의 협력이 더욱 강화된 점도 잊었던 중국 시장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시작된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논란과 '리커노믹스'에 따른 경제 개혁의 여파로 중국은 상반기 신흥국들의 증시 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가 개혁의 연장선에서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중국 인프라투자와 시진핑 정부의 핵심정책인 신도시화 정책 등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증시가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현재 저평가돼 있는 만큼 가치투자 관점에서 접근해 보라는 것이다.

4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1.1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간을 한 달로 좁혀보면 수익률은 2.45%까지 상승한다. 지난 6개월 간 수익률이 -4.85%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중국 주식시장이 저점을 찍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주식형 펀드의 유출 금액도 최근 들어 잦아 들고 있다. 지난해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2조4,02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환매 폭이 작아져 지난 2일 기준 9,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펀드별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A가 8.96%로 가장 높고, 이어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분할자(주식-파생재간접)(7.60%), 맥쿼리스마트업플러스차이나Bull 1.5배(주식-파생)A (7.41%), 맥쿼리차이나불 1.5배자(주식-파생)A (7.32%) 등의 순이었다. 한화차이나H스피드업1.5배자(주식-파생)A (7.08%), KB스타차이나H인덱스 자(주식-파생)C-E (5.57%, 미래에셋커버드차이나(주식-파생) F (5.23%), 블랙록차이나(주식-재간접)(H)(A) (5.18%), 삼성차이나포커스ETF 1[주식-재간접](A) (4.99%), 피델리티차이나자(주식)A (4.72%),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자(주식)종류C-e (4.64%), 이스트스프링차이나자(H)[주식]클래스A (4.56%) 등의 수익률도 높았다.

가치 투자는 보통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남들이 쳐다보지 않아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이뤄진다. 중국 시장이 그렇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즐겨 쓴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은 2007년 4·4분기에 110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3.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이 63.8%, 일본 73.3%, 독일 59.4%, 한국 105.3% 등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주가수익률이 83.4%, 신흥국은 75.5%를 기록한 반면 상하이종합증시는 11.3%에 그쳤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 팀장은 "현재 중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으로 과거 10년 평균 11.7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낮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등 중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 돼 나타난 결과로 보이지만 중 실제 중국에 시스템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가치투자 관점에서 저평가돼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만약 지금 중국에 투자한다면 접근법은 다양하다. 우선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적립식 투자가 가능하다. 중국에 투자되는 펀드는 크게 홍콩과 본토 투자로 나뉜다. 내수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기대한다면 본토 투자펀드가 유리해 보인다. 현재 중국 본토펀드의 설정액은 2조2,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615억원 순유출되긴 했지만,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1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비교한다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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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통한 투자방법도 있다. 장중 거래를 통해 신규 매수와 매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낮은 것도 장점이다. 개별 기업으로 접근한다면 내수시장 성장의 수혜가 가능한 기업들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배당주 투자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오 팀장은 "중국 기업들은 국내보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인 기업 중에서 배당수익률 상위 기업들을 살펴보면 은행, 카지노, 에너지, 유틸리티 업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이 한국에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자격을 800억 위안 규모로 부여함에 따라 앞으로 출시될 상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RQFII 제도를 활용한 금융상품 설계 작업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연 4~5%대의 확정금리 중국 채권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4%대로 같은 조건의 국내 채권과 비교해 1.0~1.5% 포인트 높다. 하지만 기존에는 이 같은 금리 차이가 있어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미 RQFII를 부여받은 홍콩 증권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관련 상품을 들여왔기 때문에 높은 금리를 주지 못했다.

관세인하로 IT·화학·車부품 유망

한중 FTA 연내 타결 합의… 수혜주는

서민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일 정상회담에서 올해 말까지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했다. 두 나라 정상이 FTA 연내타결을 합의서에 공식 문구로 반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지부진했던 FTA협상도 앞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한중 FTA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중 FTA 체결 시 변화될 수 있는 요소들로 △관세인하 효과 △비교우위 품목의 수요 확대 효과 △서비스업 개방 △금융개방 등을 꼽는다.

관세인하 및 비교우위 산업 측면에서 보면 △정보기술(IT)·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및 정밀화학 △일반기계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최근 중국 내 생산이 늘고 있어 수출 증가 효과는 완성차보다 부품 쪽에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하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지 생산체제 구축으로 FTA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현재 완성차 관세가 20%를 웃도는 만큼 (관세가 철폐되면) 직수출 모델이나 한국에서 공급하는 부품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전자와 화학 업종은 중국 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경쟁국 대비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관세율이 현저하게 낮아져 국내 수출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정밀화학 등의 대(對)중국 수출이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업 개방 측면에서는 콘텐츠와 여행 업종의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중 FTA가 체결된다고 해서 중국 정부의 여행, 콘텐츠 규제가 갑자기 사라지진 않겠지만 게임, 출판, 음악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류에 대한 인식 등을 감안하면 한중 FTA는 한국 콘텐츠와 여행 관련 업체들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개방과 관련해서는 중국 자본의 한국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 유입과 위안화 결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을 800억 위안 규모로 한국에 부여했다. 이와 함께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도 개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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