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 보고서' 봤더니… "稅부담 증가없다" 2년만에 뒤집혀정부 "조세부담률 낮지 않다" 근거 제시도세입기반 확충·형평성 제고등 5대 정책 강조이달 확정 중장기 조세개편안에도 핵심될듯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와 사회보장 부담금이 늘어나 세부담 수준을 더 높이기는 어렵다." (2003년 8월 발표된 중장기 조세정책방향) 이달 중 확정, 발표될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대한 관심이 커가는 가운데 정부가 불과 2년여 전에 만들었던 '중장기조세정책방향 보고서(2003년 8월)'에서 "세부담 수준을 더 높이기 어렵다"고 공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던 정부가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을 다시 거론하면서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밝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게 하고 있다. 중장기 정책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당시 보고서에 고위험 저축상품 우대방안과 관광세 신설방안 등을 담았던 것으로 확인돼 곧 나올 중장기 개편안에 또다시 이 같은 정책들이 담길지 주목된다. ◇뒤바뀐 정부 논리…=당시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세부담 수준을 더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이다. 재정경제부는 당시 '세목 신설과 세율 인상 없이도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와 사회보장금 증가 등에 따라 조세부담률이 9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들어 세부담을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일본보다 높고 미국 등과는 비슷한 만큼 결코 낮지 않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2.7%로 98년의 19.1%보다 3.6%포인트가 올랐다. 이는 2001년 기준으로 일본(17.2%)보다 높고 미국(22.7%)과 같다. 다만 프랑스(28.9%), OECD 평균(28.5%) 등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었다. 정부는 또 일반회계의 세출증가가 경상성장률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세입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세부담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논리는 불과 2년여 만에 뒤바뀌었다. ◇세입기반 확충과 조세 형평성 강화, 이번에도 핵심 될 듯='세목 신설, 세율 인상은 어렵다'고 전제한 가운데 중장기 조세개편 방향에 대한 5대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도 눈에 띈다. 당시 방향이 곧 발표될 중장기 조세개편 방향의 골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세입기반 확충 ▦조세 형평성 제고 ▦조세 효율성 제고 ▦지방의 자주재원 확충 지원 ▦국민의 신뢰를 받는 세정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중 세입기반 확충, 조세 형평성 제고, 조세 효율성 제고 등은 그때도 핵심이었지만 이번 개편안에서도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는 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의 세원 노출이 여전히 낮기 때문. 실제로 정부는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03년 이후 현금영수증카드제도 도입, 일정 금액 이상 현금거래 국세청 통보 등의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민간소비지출 중 세원이 포착되지 않는 현금성 지출만 무려 66조원에 달했다. 또 2001∼2002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가 무려 27.5%에 달해 스웨덴 3~4%, 일본 11.3%보다 턱없이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양극화 해소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해 '재정 증대를 위한 증세'는 불가피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어떤 식이 됐건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을 파악해야 하고 세금 탈루를 차단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재경부 역시 올해 업무추진계획에서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파악 등을 세부과제로 제시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증세 카드를 꺼내기 위해서도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과 탈루자금 등이 파악되지 않으면 안 되지 않겠냐"며 "일단 상반기 중에는 이쪽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05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