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물꼬 튼 노사정 대화 '골든타임' 놓쳐선 안된다

지난해 말 철도파업 이후 단절된 노사정 대화가 재개될 모양이다. 출발점은 정부의 제안으로 29일 열릴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경총·대한상의와 한국노총 대표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산적한 노동 관련 현안들을 풀어갈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우리 기업들은 원고(高)와 내수침체, 중국 등 후발국 기업들의 맹추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과 최 경제부총리가 강조한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오죽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노사정 대타협을 촉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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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과제들은 개별기업 단위의 노사교섭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숱한 시행착오와 소송·노사갈등에 휘말릴 게 뻔하다. 통상임금만 해도 수백개 기업이 소송에 휘말려 있다. 그렇다고 정부와 국회의 정책·입법이나 법원의 판결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임금체계 개편과 비정규직 문제 등은 노사 간, 노노 간에 의식과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풀어가기 힘들다. 당장 노동계는 파견기간 연장, 파견 대상 업종 확대 등의 대책이 오히려 비정규직만 양산할 것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산업계도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를 놓아둔 채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강조하면 경영 부담만 커진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요하기보다 임금·복지격차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산업계에 선택권을 줄 필요가 있다. 정부 빚은 늘어만 가고 비정규직의 90%가량이 중소·영세기업에서 일하는데 정규직전환지원금을 준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임금체계 개편만 해도 업종·직업별로 긴밀한 노사정 간 협의와 공조가 필수적이다. 충분한 공론화와 대타협으로 낡은 노동시장을 선진화할 솔루션을 모색해야 가계도 국가경제도 다시 힘찬 기지개를 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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