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20일] 토공·주공 통합의 진실

“모든 사람을 잠깐 속이거나 소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당장은 그럴듯하게 들리는 논리나 의견일지라도 그것이 거짓된 것이라면 그 생명력은 오래갈 수 없음을 지적하고 민주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비판정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의견 주입에 무비판적으로 휩쓸릴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도 스스로 올바른 해답을 찾아낼 능력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어난 과오에 대해 진중한 자성의 태도까지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권교체기마다 자꾸 반복돼 거론되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토공ㆍ주공을 둘러싼 문제의 핵심은 양 공기업이 군살을 빼고 보다 효율적인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국민이 원한다는 것이다. 양 공기업은 어떠한가. 특히 주공의 경우 국민과 정부의 바람대로 하려면 보다 많은 인원감축과 기능의 정리는 불가피해 보인다. 당연히 꺼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앞뒤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도대체 왜 주공은 자신들이 불리할 게 뻔한 통합에 찬성하는 것일까. 그것도 노동조합까지 나서서 통합찬성을 외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인간은 슬프게도 이기적 동물이다. 그리고 그 인간들이 모여 구성된 기업의 경우 그 이기심은 더욱 강화되기 마련이다. 어떤 노조도 소속 구성원의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타기업과의 통폐합을 스스로 주장하는 경우는 없다. 그 통폐합이 조직원들에게 특정한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주공은 솔직해져야 한다. 과연 정부의 선진화정책을 수행하겠다는 그 숭고한 목적 하나만으로 아무 사심 없이 토공과의 통합을 원하는 것인가. 무엇이 진실인가. 정말이지 국민여러분의 건전한 비판의식에 솔직히 묻고 싶어진다. 국토개발과 주택건설을 각각 고유한 업무로 삼고 있으며 1년 예산이 서울시와 경기도의 그것을 합친 규모인 토공과 주공이 보유자산만도 100조원이 넘는 독점 공기업으로 탄생하는데 이러한 외형상의 통합이 과연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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