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션 투 마스'

인류가 드디어 평생의 숙원을 이룬다. 화성 착륙. 물론 때는 2020년이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깐, 뭔지 모를 화성의 비밀 속에서 화성 탐사대원들로부터 연락이 끊기자, 몇몇의 화성 전문 대원들이 이들의 구조 작전에 나선다. 기체 결함으로 눈물겨운 희생자를 낳으면서 대원들은 가까스로 화성에 도착하는데, 과연 여기 온게 잘한 짓일까.가지 않았어도 좋을 여행 화성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았어도(팀 버튼의<화성침공>)여전히 그 별이 두렵지 않은 것은 그곳이 무엇보다도 '미지'와 '호기심'이라는 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화성탐사가 패스파인더가 화성의 이미지를 전송한 이래, 이 붉은 별은 인간에게서 갖가지 상상들을 구체적으로 끌어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 하나가 올해 연이어 개봉될 '화성' 영화들이다. 이중<레드 플래닛>보다 먼저 개봉되어 선점을 따낸<미션 투 마스>는 몇 가지 점에서 일단 주목을 끌 만한데, 앞서말한 화성에 대한 호기심, 인기보다는 연기력이 강점인 배우들, 그리고 브라이언 드 팔마 때문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첫 SF 도전은<필사의 추적 BLOW OUT><칼리토>의 사실주의적 치열함을 기억할 때 색다른 SF에 대한 기대를 갖게끔 하는 한편, 엉뚱한 변신으로 인한 우려도 동반한다. 결론적으로, 드 팔마는 이 영화를 하지 않는게 더 나았다. 지금까지 나온 SF 우주영화의 미덕은 놀라운 스펙터클로 눈을 혼미하게 하는 특수효과,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끈끈한 인간애,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이용한 내면세계에의 도전 등에 있었다. 일단 드 팔마는 이요소들을 모두 영화에 담으려 애쓰고 있다. 그래서 영화는 짐짓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듯한 느낌이 드는데, 제1장 화성의 모래바람에 대원들이 희생되는 장엄한 특수효과, 제2장 구조대원들간의 우정과 눈물겨운 희생의 드라마, 제3장 화성인과의 조우로 인한 우주와 인간의 근원에 대한 탐구가 그것이다. 문제는 이 세 부분이 떼어놓고 보면 그럴싸한데, 합쳐놓으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 장은 각각<미이라><아폴로13><미지와의 조우>(심지어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영화<아마겟돈>까지도) 빚지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어 드 팔마에 대한 실망은 더욱 커진다. 결국 볼거리도, 느낄거리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채 영화는 우주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2001년의 바로 전해에 스탠리 큐브릭이 더욱 아쉬워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프리미어 제공 입력시간 2000/05/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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