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 내놓고 출장 판매도 하고…”
내수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백화점업체들이 매출 신장을 위해 갖은 묘안을 짜내고 있다. 500만원이 넘는 텔레비전을 100원 경매에 부치는가 하면 중고품을 파격가에 내놓는 곳도 있다. 심지어 한 업체는 백화점 안에서 고객을 기다리다 못해 직접 물건을 들고 고객을 찾아 다니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19일 오후 1시에 총가격 2,00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 21점을 100원 경매에 부칠 계획이다. 그 동안 백화점에서 경매는 깜짝 이벤트의 하나로 여러 번 진행됐지만 시작가가 100원까지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가격이 563만원인 42인치 PDP TV를 비롯해 대형 냉장고, 물소 가죽소파 등 고가의 가정생활용품들이 매물로 나온다.
현대백화점 미아점과 중동점은 오는 21일까지 중고품 구두를 할인 판매한다. 치수가 안맞아 바로 교환하거나 구매를 취소한 상품, 표면에 흠이 생긴 상품 등 약간의 하자로 정상 제품 매대에 올릴 수 없는 신발들을 75~90% 할인 판매한다. 4월 중순엔 구두 뿐만 아니라 의류, 핸드백, 골프채 등도 제작, 유통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상품을 모아 특가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19일부터 21일까지 개점에 앞서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 10분까지 `아침 알뜰장터`를 연다. 신사정장 3만원, 재킷 2만원, 셔츠, 바지 각 1만원, 넥타이 5,000원, 아동용 티셔츠 3,000원 등으로 판매가격이 기획전 이름 그대로 재래시장 유통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5만원 이상 구매시엔 라면 5봉지를 선물로 준다.
그랜드백화점은 매주 토요일 출장 판매를 실시하기로 했다. 용인시 수지에 위치한 백화점 물류센터 인근 아파트를 찾아가 식품, 공산품 등 150여개 품목을 30~50% 싸게 내놓는데 행사 첫 날이었던 지난 13일 인근 주민 2,000여명이 몰려 4시간만에 1,9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랜드백화점 측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 없어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고객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