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컨설팅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쿠폰제 컨설팅사업'을 활용해 생산성과 납기대응력을 높이고 손실요인을 줄여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쿠폰제 컨설팅을 받은 1,740개 업체 가운데 315곳을 방문조사한 결과 프로세스ㆍ불량 개선, 재고 감소, 관리비용 절감 등으로 연간 139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컨설팅비용의 2.7배, 정부 지원금 34억원의 4.1배에 달한다. ◇생산성혁신 사례= 대상(대통령표창 단체부문)을 수상한 영신금속공업(대표 이정우) 임직원들은 지난해 창사 38년 만에 처음으로 특별보너스를 받았다. 자동차용 볼트 등의 납기를 지키지 못해 완성차업체의 생산라인을 멈춰 서게 하는 바람에 지난해 이 부문에서 꼴찌 등급(1스타ㆍ★)을 받았지만 1년만에 최고(5스타)에 근접한 4.5스타 등급으로 올라섰다. 품질도 4스타(향상률 33%)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전사적 경영혁신에 나선 것이 약효를 발휘한 덕분이다. 영신금속공업은 지난 1997년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했던 기아ㆍ대우자동차 부도와 IMF 외환위기, 납품단가 인하와 공장 지방이전에 따른 직원 이탈 등으로 매출정체,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이 대표는 적자 늪에서 벗어나 품질ㆍ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신속한 납기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 전도홍 디지털엔비씨 대표컨설턴트와 계약을 체결, 지난해 4월부터 컨설팅을 받기 시작했다. 컨설팅을 통한 경영혁신활동은 기초질서 지키기, 낭비 제거 운동과 교육활동으로 시작됐다. 제안ㆍ개선활동과 원가ㆍ생산성 계산방식 교육 등을 통해 소속감과 경쟁의식을 불어넣고, 회사 특성에 맞는 생산ㆍ판매ㆍ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서ㆍ생산블록별 권한과 책임을 명시하고 활동판을 만들어 주간ㆍ월간 목표와 실적을 그래프로 처리하게 함으로써 누구나 회사 경영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납기ㆍ품질ㆍ원가 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ㆍ생산ㆍ구매ㆍ품질관리 등 관련 부서들이 함께 고민하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부서 이기주의'도 허물어졌다. 매분기마다 가능했던 결산주기도 올 4월부터 주간 단위로 짧아졌다. 공정불량률을 50% 낮추는 운동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사ㆍ조직혁신 사례= 은상(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한 멀티미디어칩 개발업체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인사조직 컨설팅을 통해 적절한 평가ㆍ보상시스템을 마련,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였다. 컨설팅을 받는 과정에 부서ㆍ개인별 업무특성이 다르고 평가ㆍ보상의 서열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았지만 시스템 구축 과정에 직원들을 참여시켜 부서에 적합한 평가지표(KPI)를 선정하고, 워크숍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김형준 경영관리실장은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공정한 평가ㆍ보상시스템 도입으로 회사의 사업방향과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부서ㆍ개인별 목표가 명확해져 모든 임직원이 한 목표를 향해 통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엠텍비젼은 또 200명이 넘는 연구개발인력과 프로젝트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통합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도 도입했다. 김도형 Soc디자인센터 1그룹장은 "회사 실정에 맞는 통합 PMS 도입으로 본부장ㆍ개발센터장 등 임원들이 관련자 회의를 소집하지 않고도 프로젝트 진행률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연구ㆍ고객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들이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일목요연하게 모아져 연구팀과 연구원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고 연봉협상을 하기도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엠텍비젼을 컨설팅한 김정호 엠플러스컨설팅 상무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적절한 평가ㆍ보상시스템을 갖춰야 우수인력의 이탈을 막고 조직 에너지를 결집해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다"며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임직원들의 수용성을 높여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