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냐, 아니면 구조적 저성장이냐.'
지난달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월별 이용객 수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일시적 수요 감소라는 의견이 많지만 LCC 업계가 구조적인 저성장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8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 5월 인천을 제외한 국내 공항의 국내선 및 국제선 이용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5월에는 29만612명이 이용했지만 올해 5월에는 28만7,170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으며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간 18만6,241명에서 16만8,997명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LCC가 그동안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일부 항공사의 이 같은 월별 이용객 수 감소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LCC의 국제선 분담률은 2010년 1.8%에서 지난 4월에는 4년 만에 10%를 넘어서는 등 급성장했다. 국내선 점유율의 경우 지난 4월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이용객 수 감소에 대해 LCC 업체들은 세월호 사고를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4월16일 이후 10여건 이상의 학생 단체 예약이 취소돼 이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지난달 기상 문제로 제주노선에서 결항이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공 업계 안팎에서는 일시적 성장 둔화가 아닌 구조적 저성장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내 LCC가 진출할 수 있는 노선 대부분에 이미 진출해 성장 둔화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유지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LCC가 차지하는 국제선 비중은 이미 2013년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장사할 만한 노선에서는 국내외 LCC가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B737-300 등 LCC들이 사용하는 항공기의 경우 186석 규모에 비행거리가 최대 6시간가량으로 괌이나 방콕이 비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홍콩이나 말레이시아·필리핀 등 5시간30분 내에서 운항 가능한 주요 노선은 이미 LCC의 비중이 30~44.8% 수준으로 추가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LCC가 기존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연의 가격 경쟁력과 저비용구조를 지키면서도 판매 채널 다양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