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 증권사들 울상

검찰의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에 대해 관련 매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ELW 하루 거래대금은 8,885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세 번째로 적은 규모로 8거래일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 2월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개월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ELW시장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검찰의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지난 10일 ELW 불법 매매 혐의로 스캘퍼(초단타 매매자) 4명과 증권사 직원 1명에 대해 구속한 데 이어 14일엔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HMC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의 ‘ELW 시장 때리기’가 강화되면서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수익원이 리테일 영업인 국내 증권사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들은 ELW 관련 수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수사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A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IB)에 강한 몇몇 대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ELW 매출 비중이 높아 시장 축소로 인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캘퍼는 선물ㆍ옵션ㆍ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데 유독 ELW시장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수사로 외국인들이 국내 파생상품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B 외국계 증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 안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검찰까지 나서서 압박하니 해외에서 국내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규제만 자꾸 늘어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금융당국에선 잇딴 검찰 수사로 인해 ELW에 대한 규제강화가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이미 금융위원회에서는 추가적인 규제에 대해 논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입장과 금융당국의 입장은 현재 180도 다르다”며 “업계에서 검찰 수사에 불만이 많은 점은 알지만 향후 ELW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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