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고객 정보 유출이 잇따르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의가 주민등록번호 폐지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I-PIN)’ 도입 만으론 개인정보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주민번호 변경 또는 새로운 개인식별번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4일 포털업계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최근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속출하자 네티즌들 사이에 ‘주민번호 폐지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 네티즌은 옥션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직후 네이버에 ‘주민등록번호 폐지운동’을 위한 카페(cafe.naver.com/negislator)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다음에서는 주민등록 번호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며 3일 현재 400명이 참석중이다. 청원을 주도한 한 네티즌은 “옥션 해킹으로 전국민 주민번호의 4분의1이 노출된 상태에서 계속 주민번호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새로운 대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옥션과 하나로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0여명이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주민번호 변경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서 정부가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원하는 사람의 주민번호를 변경해 주는 것”이라며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해서는 주민번호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의 주최로 열린 ‘옥션 해킹사태와 정보인권보호대책’ 토론회에서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주민번호는 수많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연결시키는 고리”라며 “장기적으로 납세번호 등 목적별 번호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주민번호의 민간사용을 당장 금지하는 방법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창조의 김학웅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는 “아이핀과 같은 변형된 주민등록제는 본질적인 개선책이 될 수 없다”며 “통합개인정보보호법 제정과 주민번호 폐지 등과 함께 민간의 주민번호 수집을 선진국 수준으로 최소화하고 약관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