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공장설립으로 재고방출… 공급가 유지, 수익은 그대로중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삼성 애니콜의 현지 소비자가격이 절반 가량으로 하락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에서 삼성전자의 애니콜 주력제품인 'SGH-A288' 모델의 소비자가격이 1,800~2,300위앤(한화 29만~37만원 정도)으로 추락했다.
폴더형인 이 제품은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4,000위앤(64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던 모델이다. 수입물량은 제한돼 있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유통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앞다퉈 올려 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3~4개월 사이 이 제품의 판매가격이 급전직하, 최근에는 국내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2,000위앤 안팎에 팔리고 있다.
애니콜 가격이 하락한 것은 유통과정에서 생겼던 '거품'이 빠지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중국 유통업체들은 삼성과 애니콜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악용, 판매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왔다.
하지만 삼성이 중국 내 합작공장을 설립하면서 공급량이 많아질 것을 우려한 유통업체들이 재고정리 차원에서 물건을 할인가에 내다팔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가격이 정상을 찾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현지 경제수준에 비춰볼 때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중국 내 몇몇 수입상에게 공급하는 가격은 그대로지만 유통업체들이 마진을 낮추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며 "결국 삼성전자가 수출로 얻는 이익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구형 삼성폰이 밀수입돼 중국시장에 유통되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중국 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애니콜 모조품이 가격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