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시행되면 시중은행들은 대형 점포에 최대 4명의 전담인력을 둘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보험업법 시행령에는 한 지점당 2명까지 전담인력을 두도록 돼있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대형 점포에 개인영업과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2개의 지점 등록을 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방카슈랑스 시행을 앞두고 각 시중은행들이 개인영업지점과 법인영업지점이 함께 등록돼 있는 통합 점포의 경우 각각 2명씩의 보험판매인원 배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인원배치 계획을 확정했고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법인영업지점의 직원들에 대한 방카슈랑스 판매교육에 들어갔다.
이밖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법인영업지점에 방카슈랑스 전담자를 배치할 계획이어서 은행의 대형 점포에는 사실상 보험판매 인력이 4명까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은행별로 복수 지점등록이 돼 있는 곳은 국민은행이 132개, 조흥은행 88개, 신한은행 75개, 하나은행 70개, 제일은행 63개, 우리은행 47개 등으로 은행 전체적으로 475곳에 이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99년 은행에서 처음 사업부제를 도입할 당시 개인영업지점과 법인영업지점의 경우 물리적으로 한 공간을 쓰더라도 사실상 다른 지점이라는 유권해석을 재경부로부터 받아 놓았다”며 “법인영업지점에 방카슈랑스 판매인원을 배치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방법으로 보험판매인원 제한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자 평소 방카슈랑스에 소극적이었던 은행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시장성이 불확실하다며 방카슈랑스를 추진하지 않던 제일은행의 경우 교보생명등 총 4개 보험사를 대상으로 방카슈랑스 업무제휴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보험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이 같은 시도는 명백한 편법”이라며 “재정경제부에 유권해석을 새로 요구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