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경기보단 환율변화에 관심 가져야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8월 시중 금리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환율이 연중 최고점을 향해 급등하기 이전인 중순이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그동안 수입 물가와 관련한 환율의 불안한 움직임에 신경을 쓰던 모습과는 달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8개월 연속 하락,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두 지수가 모두 6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게다가 광공업생산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좀 더 낮은 전년동월비 9.1% 증가로 지난달 대비 상승했으나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지표가 악화되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분을 고려해본다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만 놓고 본다면 향후 3개월간의 금리 방향은 하락 쪽에 무게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 환율의 움직임을 보면 채권 금리 하락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7월 중순장중 1,000원을 밑돌던 원ㆍ달러 환율이 전세계적인 달러 강세 여파로 최근 1,100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채권 시장과 관련된 환율의 영향으로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과 직결된다. 최근 급락 이후 배럴당 110달러를 지지선으로 조정중인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고환율이 더해진다면 물가에 대한 불안으로 다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둘째, 현재 수준에서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정부의 환율 방어가 어려워 진다면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정책 금리 인상을 통해서 환율 안정을 꾀하는 정책을 시도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조금씩 줄어들 기미를 보이는 신용 스프레드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국내 은행과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둔화에 초점을 맞춰 금리 하락에 대비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당 1,100원에 달하는, 변동성이 작지 않을 환율 변화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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